풍자적 화자의 자아탐색 - 로베르트 게른하르트의 『나 나 나』를 중심으로

저작시기 2014.01 |등록일 2015.04.24 파일확장자어도비 PDF (pdf) | 19페이지 | 가격 5,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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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정보

발행기관 : 한국독어독문학회 수록지정보 : 독일문학 / 132권
저자명 : 이노은 ( No Eun Lee )

없음

한국어 초록

현대독일의 대표적인 풍자작가이자 시인으로 알려진 로베르트 게른하르트는 1962년부터 풍자잡지 파르동 의 작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1979년 에는 풍자작가그룹인 신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동료들이 주축이 된 티타닉 지의 창간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시와 산문, 그림과 스케치 등 다양한 장르를 활 용한 창작활동 뿐만 아니라 이론가 및 비평가로서의 활동도 병행함으로써 진 지한 문학의 그늘에 가려진 독일문학의 희극성 전통을 이어가고자 했다. 그러 나 20여년에 걸친 그의 활동은 단단한 독자층의 형성에도 불구하고 신문의 문예란이나 주요 출판사 등이 주도하는 주류 문화권으로부터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1982년에 발표한 그의 첫 장편소설 나 나 나 이후 비로소 그의 작품 에 대한 진지한 비평이 이루어지고 유명 출판사에서의 출간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작가로서의 그의 도정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케 한 작품이다. 일인칭 화자가 등장하는 이 자전적 소설은 예술가로서 세상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한데다가 창작의 위기까지 겪게 된 어느 중년 화가의 내적인 갈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해 내고 있다. 이 소설은 어느덧 중년에 들어선 68세대의 자화상을 담고 있고 독일과 이탈리아의 문화적 풍경을 그려내고 있으며 문화산업 및 문화계 인사들의 모순과 편협함을 비판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읽혀지는가 하면, 통일된 자아정체성의 해체와 다양한 형식적 실 험이 시도되고 있다는 점에서 포스트모던 문학의 관점에서 연구되기도 한다. 본고에서는 풍자작가로 출발했던 게른하르트의 작가적 발전과정에서 이 작품 이 갖는 의미를 염두에 두고 이 작품의 구성과 서술방식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소설은 전통적인 예술가소설 혹은 자전적 소설과는 달리 시간적 순서에 따라 성장과 발전의 과정을 보여주는 형식을 취하지 않으며, 다양한 시점과 장르를 통해 단편적인 이야기들을 나열하고 있다. 화자의 회상은 내면의 또 다른 자아의 개입으로 방해를 받고 자꾸 중단될 뿐 아니라 그 권위와 진실성을 의심 받는다. 로베르트 게른하르트라는 이름의 1인칭 화자는 자신과 이름이 비슷한 노르베르트 감스바르트라는 또 한 명의 주인공을 내세워 마치 제3자에 대해 설명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서술시점과 형식의 다 양성에도 불구하고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1인칭 화자 자신이 서 있다. 세상 의 반응에 좌절하고 실망하고 분노에 찬 화자는 주인공의 가면 뒤에 선 채 끊임없이 자신과 대화하고 가상의 인물들과 논쟁을 벌이는데, 독자는 그에게서 실제 작가인 게른하르트의 모습을 엿보고 그의 목소리를 엿듣는다. 절망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주인공 감스바르트는 결국엔 예술에 관한 단편을 유작으로남기고 거미의 독에 의한 자살을 선택한다. 그러나 이 비극적인 사건은 전형적 인 추리소설의 형식을 차용함으로써 진지하기보다는 장난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소설 속에서는 추리소설의 형식 뿐 아니라 단테와 아이헨도르프의 시가 패러디 되고 갑작스럽게 희곡 장르가 삽입되기도 한다. 또한 화자는 자신 이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작품의 허구적 성 격을 강조한다. 이 소설은 게른하르트의 진지한 예술가적 고민을 반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시점의 활용과 형식의 도입을 통해 작가로서의 역량을 그 한계까지 실험해보 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특히 기존의 풍자작가가 비슷한 세계관이나 성향을 가 진 관객이나 독자와의 공감을 전제로 하고 글을 쓰는데 반해, 게른하르트는 이 소설에서 그러한 풍자적 시각에 거리를 두고 진지하고 비판적인 자기관찰과 작가적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러한 실험을 마친 이후 그 는 주류 문화권으로의 입장을 허락 받고 더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하는 작가로 서의 길에 접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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