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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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리
출판사
-
출판년도
2000.07
판매자(주)북코스모스
퀴즈풀이 출석이벤트

목차

알로프의 눈물
1829년 봄 어느 날, 러시아 페테르부르그의 서점에 한 청년이 나타났다. 미남이라고는 할 수 없는 이 청
년은 고수머리에 콧날이 유난히 길어서 윗입술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는 알로프라는 무명 작가의 장
시 《간츠 큐헬가르텐》을 있는 대로 몽땅 사서 서점을 나갔다. 서점 주인은 약간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
했으나, 책을 들고 서점을 나가는 그의 얼굴이 너무 어두웠기 때문에 말도 걸어볼 수 없었다. 청년은 여러
서점을 돌면서 사들인 《간츠 큐헬가르텐》이라는 제목의 책들을 들고 자신이 묵고 있던 호텔로 돌아왔다.
그리고 활활 타오르는 객실의 난로 속에 사들인 책들을 모두 던져 넣었다. 재가 돼 가는 책들을 바라보는
청년의 얼굴은 거의 울음을 터뜨릴 지경이었는데, 이 청년이 다름아닌 《간츠 큐헬가르텐》의 작가였던 것
이다.
이것은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리의 데뷔 시절 일화다. 고골리가 '알로프'라는 필명으로 처녀작
《간츠 큐헬가르텐》을 자비 출판한 것은 1829년, 그가 스무 살 때의 일이다. 그는 이 낭만주의적 장시로
문단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리라고 생각했으나, 그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몇몇 잡지는 낭
만주의적 치기와 관습적 문장으로 가득한 이 작품을 혹평했으며, 허영심에 들떠 있던 청년 고골리는 마음
에 큰 상처를 입고 외국으로 여행을 떠났다.
이 일화는, 후일 뛰어난 문장과 그로테스크한 인간 묘사로 러시아 리얼리즘의 초석을 닦은 것으로 평가받
게 되는 고골리의 '딜레마'를 보여 준다. 왜냐하면, 고골리는 진지하고 열정적인 낭만주의적 개인을 그려
내는 것보다는, 화려한 언어의 조탁을 통해 기괴하고 희극적인 인간 군상을 그려내는 데 천부적 자질을 지
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환상적 민담집으로 비로소 작가가 되다
고골리는 1809년 3월 19일에 우크라이나(소러시아) 폴타바 현의 미르고로드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바실리
는 소지주였고 어머니 마리야는 종교적 광신도로 오랫동안 고골리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고골리는 평
생을 독신으로 살았는데, 어머니에 대한 정신적 의존도가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골리는 1812년에 네진의 중등학교에 진학한다. 이 시절에 고골리는 연극에 열중했고, 이때의 체험은 후
일 《감사관 The Inspector General》 등 유명한 희곡 작품을 쓰는 바탕이 된다. 1828년경 고골리는, 앞서
말했던 낭만주의적 장시 《간츠 큐헬가르텐》를 들고 대도시 페테르부르그로 떠난다.
《간츠 큐헬가르텐》이 실패한 이후 약 3개월간 유럽 여행을 다녀온 고골리는, 관청의 하급 관리로 3개월
정도 근무하게 된다. 이 관청 근무 경력은 특히 《페테르부르그 이야기》의 단편들에 집중적으로 반영돼
있다.
또한 이 시절에 고골리는 우크라이나의 역사와 민담에 관심을 갖고 《지칸카 근교의 야화 Evenings on a
Farm near Dikan'ka》에 나오는 몇몇 작품을 완성한다. 연작 형태로 환상적인 민담식 이야기를 모은 이 작
품집은 1832년에 정식 출판됐는데, 이 작품이 푸쉬킨의 격찬을 받아 드디어 고골리는 작가로서 인정받는
다. 1835년 여러 중·단편을 모은 작품집을 내 호평을 받고, 이 무렵 장편《죽은 혼 Dead Souls》의 집필
계획을 세우게 된다.
희·비극적 삶을 산 천재적 언어조각가
1836년은 고골리에게 수난의 해였다. 이 해에 고골리는 그의 대표적인 희곡 《감사관》을 초연하지만, 보
수적이며 권위적인 관료와 평자들에게 혹평을 받게 된다. 고골리는 이런 문학적·정치적 박해에 못 이겨
장기간의 유럽 체류를 결정하고 독일, 스위스 등지로 떠난다.
1840년에 러시아로 잠시 귀국한 것을 제외한다면, 고골리는 1847년까지 무려 10여년 동안 유럽 각지를 떠
돈다. 해외 체류 시절에 고골리는 유명한 단편 《외투 The Greatcoat》 등을 쓰며 작품 활동을 계속하는
데, 특히 《죽은 혼》 1, 2권 집필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러나 1842-3년에 건강이 악화되면서 고골리는 심각한 정신적 위기를 겪게 된다. 특히 이 시기에는 그때
까지 써 놓았던 《죽은 혼》 2권을 스스로 불태워 버리고, 과거 자신의 작품들이 얻어낸 문학적 성취를 전
면적으로 부정하게 된다. 그는 하루가 다르게 종교적 신비주의에 경도되고 있었으며, 이 때문에 지난 날
자신의 작품이 보여 준 기괴하고 희극적인 세계를 부인하게 된 것이다.
우울증과 종교적 광신 사이를 오가던 이 시절, 고골리는 《친구들과의 왕복 서한 Selected Passages from
a Correspondence with Friends》이라는 산문집을 출간한다. 이 산문집은 고골리가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
들과 이 책을 위해 새로 쓴 서간체 에세이들을 모은 것으로, 러시아의 종교적 구원을 위한 사회적·도덕적
각성을 촉구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고골리는 이 책에 드러난 종교적 경도로 다시 평론가들의 혹평을 받
게 되자 더욱 절망한다.
고골리는 《죽은 혼》 2권 집필에 매달리지만, 1852년에 지금까지 쓴 2권의 원고를 다시 불태운다. 스스
로 《죽은 혼》2권의 미학적 성취에 불만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2차 소각을 끝으로 고골리의 문학
은 종말을 고하고, 《죽은 혼》 2권은 결국 완성되지 못한다. 왜냐 하면, 원고를 불태운 그 해 2월초부터
광기 어린 단식에 들어간 고골리는, 결국 1852년 2월 21일, 아침에 죽음을 맞게 됐기 때문이다.
▣ 내용을 간단히 말하자면 ━━━━━━━━━━━━━━━━━━━━━━━━━━━━━
19세기 초 러시아의 지방 현청 소재지인 NN읍. 어느 날 이 작은 도시에 치치코프라는 신사가 마차를 타고
도착한다. 두 명의 하인을 거느린 그는 여관에 여장을 풀고 나서 곧바로 그 읍의 유지들을 찾아나선다. 치
치코프는 지사와 경찰부장, 재판소장, 그리고 지주들이 여는 파티에 참석하면서 그들의 환심을 산다. 지극
히 예의 바른데다 아첨 섞인 말을 잘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도 밝아 치치코프는 그 소도시 유지들의 마음
을 금방 사로잡은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치치코프가 이곳에 온 이유를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그런데, 치치코프는 모임에서 알게 된 여러 지주들을 차례로 방문해 '죽은 농노'를 사들이는 기상천외한
일을 벌이게 된다. 이미 죽어서 이름만 남은 농노를 지주들에게서 사들이는 이 이상한 신사 때문에 NN읍은
발칵 뒤집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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