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양 문화와 문학의 뿌리
1.1. 헬레니즘의 문학
1.1.1. 그리스 문학
그리스 문학은 서양 문화와 문학의 원천으로, 신화와 시가, 비극과 희극, 그리고 철학적 사고가 꽃 피었던 곳이다. 먼저 고대 그리스 문학에 있어 가장 오래된 작품은 헤시오도스의 '신통기'이다. 이 작품은 천지창조에서부터 신들의 탄생과 계보, 인간의 탄생에 이르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담고 있으며, 지식과 교훈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교훈시로 분류되기도 하고 그리스의 철학적 사색의 선구로 평가받기도 한다.
그리스 서사시의 대표작으로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꼽을 수 있다. '일리아스'는 용감한 전쟁 영웅의 모습을 극적으로 보여준 반면, '오디세이아'는 다양하고 풍부한 모험을 통해 지혜로운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두 작품은 그리스의 대표적인 국민 서사시이자 서양 문학 최초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리스 서정시에서는 여류 시인 사포가 대표적이다. 사포는 일상어로 작품을 썼으며, 기쁨과 고통을 직설적이면서도 간결하고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데 탁월했다고 한다.
한편 그리스 비극을 대표하는 작가로는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를 들 수 있다. 아이스킬로스의 대표작으로 '오레스테이아 3부작'이 있으며, 소포클레스는 '오이디푸스'로 그리스 비극의 완성자로 평가받는다. 에우리피데스는 사랑의 문제를 주로 다루었으며, 신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영웅, 신탁, 예언 등을 조소하는 등 인간의 개성을 중요시했다.
그리스 희극에서는 아리스토파네스가 대표적이었는데, 그의 작품들은 모두 풍자를 동반한 강한 시사성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그리스 문학은 신화와 서사시, 비극과 희극, 서정시 등 다양한 장르에서 걸작들을 배출했으며, 이후 수많은 작가들에게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며 서양 문학의 기원이 되어왔다.
1.1.2. 로마의 라틴 문학
로마의 라틴 문학은 페리클레스 시대를 정점으로 번성하던 그리스 문학이 정복자 로마로 이어지면서 라틴어의 옷을 입고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로마인들은 그리스 문학을 모방하고 계승하는 한편 고유의 문학적 전통을 만들어 냈다.
로마 문학의 황금시대에 활약했던 대표적인 작가들로는 베르길리우스, 호라티우스, 오비디우스 등이 있다. 베르길리우스는 장편 서사시 『아이네이스』를 통해 로마의 건국신화와 국민적 대서사시로서의 역할을 하였다. 호라티우스는 시인이자 비평가로서 송가, 서정시, 풍자시 등 다양한 장르의 시를 남겼으며, 『시론』이라는 저서를 통해 그리스 문학에 대한 찬사와 그것을 배운 바를 바탕으로 시를 문법화하고자 하였다. 오비디우스는 『변신이야기』와 『사랑의 기술』 등의 작품을 통해 잘 알려져 있다.
이처럼 로마 문학은 그리스 문학의 전통을 이어받는 동시에 고유의 특성을 발전시켜나갔다. 특히 역사성과 국가정신이 강조된 서사시, 현실적인 삶과 감정을 표현한 서정시, 당대 사회상을 풍자한 풍자시 등이 두드러졌다. 이를 통해 로마의 라틴 문학은 서양 문학의 중요한 뿌리를 이루게 되었다.
1.2. 기독교와 중세 문학
1.2.1. 기독교 문학
기독교는 중세 사회에 충분히 자리 잡으면서 기독교와 관련된 문학적 사료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예수가 등장하기 이전의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와 예언을 담은 '구약'과 예수와 그 사도들의 활동과 교훈을 다루고 있는 '신약'이 그것이다. 서양 문학과 예술 속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과 사건은 이 성서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동시에 경전으로서뿐만 아니라 문학적인 면에서도 손색이 없는 명작들로 가득하다.
특히 성서를 주제로 가장 영향력 있는 작품을 쓴 이는 아우구스티누스이다. 그가 라틴어로 쓴 "고백록"은 자신의 젊은 날의 방황과 이후 신 앞에서의 참회, 신에 대한 찬미를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은 중세 라틴문학의 정수이자 자서전 문학의 효시는 물론 최초의 자기 분석적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기독교가 중세 사회에 충분히 자리 잡으면서 수도사들은 성서의 내용과 그와 관련된 라틴문학을 일반 대중에게 더 쉽게 알리고 싶어졌다. 그래서 그들은 라틴어로 된 작품들을 각 지방의 지방어로 번역하기 시작했으며 이를 토대로 '성사극'과 '성모 기적극'같은 종교극을 만들어 널리 보급했다. 이를 통해 성서 이야기와 관련된 문화가 널리 퍼질 수 있었다.
1.2.2. 영웅 서사시와 기사 문학
중세가 신을 위한 세계였던 만큼 기독교와 관련된 문학적 사료들이 중세 문학의 주된 내용을 이루었다. 하지만 중세 초기 이민족이 유럽에 자리 잡으면서 벌어진 전쟁과 영웅담으로 각 민족이 갖고 있는 전설들도 문학적으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먼저 '베오울프'와 '니벨룽겐의 노래'가 있다. '베오울프'는 게르만족의 북유럽 신화가 반영된 작품으로, 영웅 베오울프의 활약을 다루고 있다. '니벨룽겐의 노래' 역시 게르만족의 전설을 바탕으로 한 영웅 서사시이다. 이처럼 각 민족의 전설과 신화가 문학 작품으로 등장하면서 영웅 서사시가 중세 문학의 주요 흐름을 형성하게 되었다.
특히 프랑스의 '롤랑의 노래'는 무훈시의 전형이 되어 중세 문학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작품은 기사도 정신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중세 중·후반에는 기사 계급의 확대와 정착으로 인해 기사문학이 번성하게 되었다. 기사 계급의 확대는 그들만의 예절과 형식을 중요시하면서도 '기사도'라는 새로운 문화를 형성해 나갔다.
이러한 기사도 문화와 그에 따른 기사도의 이상, 여유로운 궁정 여성들의 욕구가 어우러져 기사문학이 탄생하게 된다. 기사문학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남녀 간 이루어지기 힘든 사랑 이야기가 함께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아서왕 이야기'와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있다. 이 작품들은 기사도 정신과 함께 비극적인 사랑의 이야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중세 문학에서 영웅 서사시와 기사문학은 당시 정치·사회적 상황을 반영하며 발전해 나갔다. 특히 기사문학은 중세 사회의 규범과 이상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르라고 할 수 있다.
1.2.3. 풍자 문학과 새로운 시대의 선구자들
중세 중·후반 풍자 문학의 발달은 중세 사회의 변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당시 농업 생산량의 증가로 물물교환 등이 활발해지면서 시장이 발달하기 시작했고, 십자군 전쟁으로 상거래가 급속히 증가했다. 13세기가 되자 도시가 빠르게 발전하며 시민계급이 등장했는데, 이들은 영주로부터 독립하며 늘어나는 경제권과 함께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러한 도시의 발달과 시민계급의 등장은 기존 사회질서와 가치관에 변화를 가져왔다. 시민들은 평민의 삶을 주제로 현실과 사회에 대한 풍자를 즐기게 되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여우 이야기'와 '파블리오'라는 독특한 형식의 이야기들이 있다. '여우 이야기'는 강자에 대한 약자의 복수를 의미하며 귀족과 기사계급에 대한 반발을 보여준다.
도시의 발달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시민들은 자신들의 정서와 감정을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영국의 초서와 이탈리아의 단테의 작품에서 잘 드러난다.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는 당시 사회상은 물론 인간의 자연스러운 정서를 현실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근대적 면모를 보여준다. 또한 단테의 '신곡'은 하느님의 섭리와 구원을 강조하면서도 교황과 성직자들에 대한 비판이 숨겨져 있어 중세에서 르네상스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처럼 중세 후기의 풍자 문학은 기존 질서에 대한 반항과 새로운 사회에 대한 요구를 담아내고 있다. 도시 발달과 시민계급의 부상은 기존 지배계층에 대한 비판을 가능하게 했고, 이는 문학 작품을 통해 표출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곧 중세에서 르네상스로 이어지는 과도기적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1.3. 인문주의와 르네상스 문학
1.3.1.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르네상스
십자군 전쟁으로 인해 교황보다는 왕들의 권한이 높아지고 도시가 발달하면서 중세를 지배했던 신에 대한 강한 신뢰가 사라졌다. 이에 따라 중세를 지탱하던 문화의 중심이 흔들리게 되었다. 막 성장하는 왕과 새로운 도시 세력들은 교황으로부터 자유롭기를 원했고, 신보다 자신을 중심에 세우길 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문주의, 즉 휴머니즘을 강조하는 르네상스 문화가 꽃피기 시작하였다.
인문주의는 그리스·로마의 고전에서 '보다 인간답게 만드는 일'을 뜻하는 후마니오라(humaniora)에서 시작된 말로, 인간이 지니는 가치, 즉 인간의 창조성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것들을 존중하는 사상이다. 인간 본연의 개성과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러한 사상은 단테를 시작으로 페트라르카와 보카치오 등 이탈리아의 문학가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페트라르카는 그리스 로마의 필사본들을 수집했으며, 고대 문화에 대해 연구하고 라틴어로 된 여러 저작을 남겼다. '칸초니에레'는 그가 첫눈에 반한 여성 라우라를 향해 쓴 366편에 달하는 짝사랑의 시편들로, 중세의 금욕주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강한 바람을 표현하고 있다. 보카치오는 최초로 단테 전기를 쓰기도 하였으며, '데카메론'이라는 산문을 내놓음으로써 근대소설의 토대를 마련하게 된다. 이 소설은 중세 후기 각 사회계층의 모습을 숨김없이 솔직하게 묘사하고 있으며, 살아 있는 민중의 언어로 쓰여져 더욱 뛰어난 사실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인간의 내면묘사와 함께 각 층의 현실 모습을 통해 다양한 인물상이 창조되고 있다.
이와 같이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르네상스 문학은 인간다움을 추구하는 인문주의 사상을 그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중세 사회에 대한 반성과 함께 개인의 가치와 자유를 강조하는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1.3.2.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가는 르네상스 열풍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가는 르네상스 열풍이다.
르네상스가 퍼져 나가고 있는 와중에 지리상의 발견이 일어난다. 이는 무역의 중심을 지중해에서 대서양으로 옮겨놓고 있었으며 이에 이탈리아는 침체기에 들어서기 시작했고, 지리상 발견에 적극적이던 스페인을 정점으로 북유럽이 번성하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르네상스 열풍은 전 유럽으로 퍼져 나갔다.
북유럽 르네상스를 연 사람은 네덜란드의 인문학자 에라스무스였다. 그는 「우신예찬」이라는 풍자문을 통해 북유럽에 르네상스 바람을 몰고 왔다. 이 책은 교황과 성직자들에 대한 신랄한 비판 때문에 금서로 지정되었지만 그의 이러한 비판은 기독교의 복음을 긍정적으로 재해석하게 함으로써 이후 전개될 종교개혁에 강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편 프랑스의 르네상스는 여러 차례에 걸친 이탈리아 원정에서 촉발되었다. 특히 프랑수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