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통일신라 시대의 건축
1.1. 궁궐건축
1.1.1. 안압지와 포석정
안압지는 경주 읍성 터 동남쪽과 월성 동북쪽에 위치하며, 문무왕 때 만들어진 인공연못이다. 안압지는 당 장안성의 금원을 모방하여 만들었으며, 궁궐 내에 만들어져 왕과 신하가 연회를 하고 외국 사신을 영접하는 장소로 사용되었다. 안압지에서는 통일신라 시대의 건축기술을 잘 보여주는 첨차, 소로, 난간, 동자주 및 와전 등이 출토되었는데, 이를 통해 당시 궁궐 건축의 위용을 엿볼 수 있다.
안압지 내에는 포석정이라는 유명한 건축물이 있는데, 화강석으로 만든 석구에 물을 흐르게 하고 술잔을 띄워 보내면서 시를 읊었던 연회장소였다. 포석정은 통일신라 시대 궁궐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적이다. 안압지와 포석정은 통일신라 궁궐 건축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는 유적으로, 당시 한국 건축문화의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유산이다.
1.1.2. 일반건축 형식
궁궐과 불사 건축에 사용되었던 통일신라 시대의 일반건축 형식은 점차 당 문화의 영향을 받게 되었다. 당시의 건축양식은 중국 서안의 대안탑 1층 서쪽 문 이마돌에 음각된 불전도와 중국 오대산 불광사 및 일본 나라에 있는 당초제사 금당 등의 건축물에서 그 기법을 찾아볼 수 있다.
통일신라 시대의 일반건축은 삼국시대의 건축양식을 기본적으로 계승하면서도 당 문화의 영향을 받아 새로운 건축 양식을 발전시켰다. 특히 불사와 궁궐 건축에서 이러한 변화가 두드러졌는데, 가람배치와 탑파, 불전과 부속 건물 등에서 당 문화의 영향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삼국시대의 건축양식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당 문화의 영향을 받아 새롭게 발전한 통일신라 시대의 일반건축 형식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가람배치에서는 탑과 금당의 배치가 변화하여 금당을 중심으로 하고 그 앞에 2개의 탑을 세우는 2탑식 배치가 나타났다. 둘째, 불사의 건물들에서는 당 양식의 영향이 강하게 나타나 건물의 규모와 구조가 더욱 화려해졌다. 셋째, 와당과 전돌의 문양에서도 당 문화의 영향을 받아 더욱 다양하고 정교한 형태가 등장했다.
이처럼 통일신라 시대의 일반건축 형식은 전통적인 삼국시대 양식을 바탕으로 하되, 당 문화의 영향을 받아 새로운 건축 양식을 발전시켰다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당시 한국 건축계가 국제적인 수준에 도달했음을 알 수 있다.
1.1.3. 와당 및 전
궁궐과 불사 건축에 사용되었던 통일신라의 와당 및 전은 삼국시대의 것보다 문양의 종류가 다양하고 모양이 더욱 정교해졌으며, 한국 고유의 특색을 많이 나타내고 있다. 수막새 기와의 문양은 원형 이외에 타원형, 심엽형에 가까운 것도 있으며, 연화문, 보상화문, 동물문 등 다양화되고 복잡해졌다. 이 중에서도 연화문이 가장 많이 사용되었는데, 이러한 수막새 기와 문양은 중국과 일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국 특유의 것이다.
특수한 와당 문양으로는 사천왕사지에서 발견된 화판면 문양, 분황사에서 발견된 복판 연화문, 오릉 부근에서 발견된 보상화문 등이 있다. 동물문양으로는 봉황, 용, 기린, 토끼 등 불교 혹은 전설에서 유래된 새와 짐승들이 단독 또는 연화문 내에 배치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페르시아 계통의 특색을 나타내는 와당의 와범이 경주에서 발견되었다.
임막새 기와에도 다양한 문양이 사용되었는데, 궁궐 및 불사의 벽면이나 바닥을 장식하기 위한 문양전이 많이 사용되었다. 그 중에서도 사천왕사지 출토의 사천왕상 조각전은 대표적인 예이다.
통일신라 시대의 와당 및 전은 정교하고 화려한 문양을 갖고 있으며, 문양의 다양함과 자유자재한 처리방법 및 기법의 뛰어남은 당시 중국과 일본의 것보다 훨씬 월등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1.2. 불사건축
1.2.1. 가람배치
통일신라 시대의 가람배치는 1탑식 가람배치에서 2탑식 가람배치로 발전하였다. 초기에는 불사리를 안치한 탑을 중심으로 한 1탑식 가람배치가 주를 이루었으나, 점차 불상을 안치한 금당을 중심으로 하고 그 앞에 2개의 탑을 시립하는 2탑식 가람배치로 변화하게 되었다. 이는 불교 신앙의 변화에 따른 것으로, 불상 숭배가 확산되면서 금당이 가람배치의 중심이 되었기 때문이다. 사천왕사지는 이러한 2탑식 평지가람 배치의 초기 형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불국사와 화엄사 또한 2탑식 가람배치를 보여주는데, 불국사는 금당인 대웅전을 중심으로 하고 극락전을 서쪽에 배치하여 천계와 서방정토를 상징하는 공간을 구현하였다. 화엄사는 산지 절로서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선교 양종의 대표적 불사로 그 규모와 위용이 잘 보존되어 있다. 이처럼 통일신라 시대의 가람배치는 점차 발전하며 불교 신앙과 예술의 정수를 잘 보여주고 있다.
1.2.2. 사천왕사지
사천왕사지는 통일신라 시대 초기 2탑식 평지가람의 대표적인 예로, 그 가람배치가 정연하고 우수한 편이다. 사천왕사지의 가람배치는 금당을 중심으로 동·서에 2개의 탑이 세워진 형식이며, 이러한 2탑식 배치는 당시 신라 불사의 일반적인 형태였다. 금당지는 기단 위에 세워진 정면 5간, 측면 3간의 건물터로, 그 규모가 상당히 크다. 동·서 탑의 기단부 지대석과 탑신석이 다수 유존하고 있으며, 그 양식이 통일신라 초기 석탑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특히 동탑지의 기단부와 탑신부는 잘 남아있어 당시의 우수한 석조 기술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사천왕사지에서 발견된 화려한 와당 및 전들은 통일신라 불사의 장식성과 예술성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사천왕사지는 통일신라 불사건축의 양상을 잘 보여주는 유적이라 할 수 있다.
1.2.3. 불국사
불국사는 경주 외동면 토함산 기슭 송림 사이 전망 좋은 곳에 있는 2탑식 평지가람 배치로 건축된 대표적인 통일신라 시대 불사이다. 불국사 가람배치는 금당인 대웅전을 중심으로 천계를 상징하는 부분이 되는 금당원이 상층 석단에 배치되고, 극락전을 중심으로 서방정토를 상징하는 부분인 서원이 하층 석단 서쪽에 배치되어 있다. 불국사는 통일신라 시대 후기에 만들어진 걸작으로, 석탑과 석등, 석불 등 세부 건축요소들이 매우 세련되고 치밀한 조영 계획과 기교를 보여준다. 특히 불국사의 설계는 전체적인 공간구성에서 종교적이며 예술적인 성격이 잘 나타나 있어, 당시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