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가난에 대한 목소리
1.1. 가난의 상대성
가난은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개념이다. 작가 안온은 20년간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살아왔다고 밝힌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지위가 일종의 가난의 '징표'가 될 수 있겠지만, 그의 경험을 들여다보면 그와 생활 수준이 같거나 더 열악했던 이들도 많았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아파트에 살며 삼시 세끼를 굶지 않고 먹었고, 학원을 다니며 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반면에 저자의 부모는 법망에 겨우 드는 가건물 컨테이너에서 살아야 했고, 겨울에는 보일러 고장으로 집에서 두꺼운 옷을 입고 씻어야 했다고 한다. 당장 쌀을 살 돈도 없이 겨우 생활했기에 학원은 고사하고 학습지도 해보지 못했다.
이처럼 같은 처지의 국민기초생활수급자라도 실제 생활 수준의 격차는 상당했다. 저자는 자신에게 있던 학원 교습, 대학 등의 기회는 가난을 벗어나기 위한 교육의 '탈출구'였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이 진정한 가난의 탈출구였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저자가 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은 이미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 가난한 이들은 그런 기회조차 가지지 못했을 것이다.
저자는 가난에 대한 편견을 지적하면서도, 자신의 논리가 결국 저자 자신의 모순을 겨냥한다고 말한다. 가난한 이들은 자신의 처지를 객관화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언어조차 없기 때문에, 저자처럼 자신의 가난을 글로 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난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상대적인 개념이며, 개인마다 가난에 대한 인식과 정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저자의 경험을 통해 볼 때 기초생활수급자라고 해서 모두가 동일한 수준의 가난을 겪는 것이 아니며, 때로는 그 기준조차 부족한 현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2. 가난의 증명과 제도
가난의 증명과 제도는 현대 사회에서 복잡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국민기초생활수급제도는 가난한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되었지만, 이 제도의 적용 기준과 한계로 인해 실제 가난한 이들이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딜레마가 발생하고 있다.
먼저, 기초생활수급제도의 적용 기준은 매우 엄격하다. 수급 대상이 될 수 있을지를 따져보는 최저 생계비 계산 방식은 복잡하고 야박하다. 자동차 소유, 재산 및 저축 등 다양한 요인들이 소득으로 환산되어 수급자 선정에 반영된다. 이로 인해 실질적으로 가난한 이들이 수급 대상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자동차 소유자의 경우 차량 가액이 100% 소득으로 인정되어 수급자 선정에서 제외되는데, 이는 쿠팡 플렉스와 같은 배송 일자리를 가진 이들에게 큰 걸림돌이 된다.
또한 수급자의 경우에도 근로소득이 최저생계비를 초과하면 수급 자격을 잃게 되는데, 이는 가난한 이들이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오히려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수급자들은 어정쩡한 소득 수준으로 인해 수급 자격을 잃게 되면 오히려 생활 수준이 나빠지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이처럼 가난을 증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원받는 제도들은 실제 가난한 이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가난은 단순히 소득이나 재산의 부족만이 아니라 교육, 건강, 주거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문제이다. 따라서 이들의 삶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편적인 복지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1.3. 가난의 세대 간 전이
가난의 세대 간 전이는 부모세대의 가난이 자녀세대로 이어지는 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