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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1.1. 제2차 세계대전의 기원에 대한 서평
제2차 세계대전의 기원에 대한 주류 시각은 히틀러와 나치의 전쟁 책임론이었다. 그러나 A.J.P. 테일러의 『제2차 세계대전의 기원』은 이러한 기존 시각에 의문을 제기하며, 전간기의 복잡한 국제정치와 독일의 국내 상황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테일러는 히틀러가 전쟁을 절대적 수단으로 간주하지 않았으며, 당시 유럽 각국의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입장을 취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독일의 재군비 수준도 영국보다 낮았기에 전쟁 준비를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처럼 그는 히틀러에게 전쟁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편향된 시각이며, 당시의 국제정치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테일러는 특히 전간기 유럽 국가들의 외교적 아이러니와 딜레마에 주목한다. 프랑스와 영국의 대립, 각국의 이해관계 충돌 등으로 인해 전쟁 발발을 사전에 막지 못한 현실을 지적하는 것이다. 이는 현대 국제정치에서도 여전히 반복되는 문제로, 상대방의 의도 파악, 우연성 활용, 다자주의 안보정책의 한계 등의 교훈을 준다.
따라서 테일러의 『제2차 세계대전의 기원』은 역사 해석의 객관성을 제고하고, 국제정치 문제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강대국 중심의 서술이라는 한계와 함께 역사의 동인에 대한 분석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1.2. 수정주의적 접근의 의의와 한계점
수정주의는 기존 이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기존 이론을 재해석하거나 보완하려는 접근이다. 따라서 『제2차 세계대전의 기원』은 히틀러만이 전쟁의 원인이 아니라는 기존 주류 이론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어 상당한 의의를 갖는다. 현대에 있어서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히틀러 전쟁책임론'을 재검토하게 하는 것이 이 책의 중요한 기여이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 원인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전쟁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었던 기존 연구의 한계를 보완하고 있다.
그러나 무슨 일이 일어났고 왜 일어났는지를 아는 것만으로는 이 책의 가치를 다 이끌어내기 어렵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의 동인을 파악하는 것이 사회과학도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제시된 수정주의적 접근은 한계점도 가지고 있다. 강대국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했기 때문에 상대적 약소국인 한국 입장에서는 현재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답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려 했기 때문에 역사에 내재된 동인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한계도 있다.
결국 테일러의 『제2차 세계대전의 기원』은 목적론적 서술방식으로 인해 한계가 있지만, 히틀러만이 전쟁의 원인이 아니라는 수정주의적 접근이 가진 의의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생존과 안보에 대한 고민을 던져주었으며, 국제정치의 급변하는 역학관계에 대비할 필요성을 일깨워주었다.
2. 『제2차 세계대전의 기원』의 요점
2.1. 히틀러 중심 시각에 대한 비판
히틀러가 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