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경제성장은 현대 사회에서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주요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한국은 전쟁 이후 급속한 산업화를 통해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 도약하였으며, 국민의 평균 소득과 생활수준도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성장은 자연환경에 대한 무분별한 착취를 기반으로 이루어진 측면이 강하다. 급속한 도시화, 무분별한 자원 소비, 에너지 중심의 산업구조는 다양한 환경문제를 야기하였고, 이는 단순한 생태계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위기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경제적 풍요를 이루는 과정에서 환경은 지속적으로 후순위로 밀려났으며, 그 결과로 오염된 공기, 오염된 물, 훼손된 자연 생태계가 남았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생태계의 문제로 한정되지 않고, 인간의 건강권, 주거권, 생존권과도 밀접하게 연결되며, 빈곤층이나 사회적 약자에게 더 큰 피해를 준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한국 사회에서의 환경문제 발생 배경과 그 구조적 요인을 분석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안들을 제시함으로써 사회문제론적 관점에서 문제의 본질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2. 본론
2.1. 한국의 경제성장과 환경문제의 발생
2.1.1. 산업화 과정에서 한국이 에너지를 소비했던 방식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 한국의 산업화는 에너지 다소비형 구조를 기초로 삼고 있었다. 정부 주도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중화학 공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을 골자로 하였으며, 이에 따라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이는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대규모 화력발전소 건설이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었고, 결과적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및 미세먼지 농도 상승이라는 환경 문제로 이어졌다. 에너지 효율성보다는 생산성과 성장률에 집중한 정책은 환경비용을 외면하게 만들었고, 이는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구조적 문제로 남아 있다. 특히 산업용 전력요금의 인위적인 저가는 대기업과 제조업 중심의 에너지 과소비를 조장했으며, 이는 온실가스 배출 증가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가정과 비교했을 때 산업 부문의 에너지 소비 비중은 압도적으로 높으며, 이는 산업 발전 중심의 정책이 환경 고려 없이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러한 구조는 재생에너지나 친환경 기술로의 전환을 어렵게 만들었으며, 지금도 여전히 한국의 에너지 공급 구조는 화석연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산업화 과정에서의 에너지 소비 패턴은 단기적인 경제 성장을 실현했지만, 장기적으로는 환경오염, 자원 고갈, 기후변화라는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만든 것이다.
2.1.2. 도시화와 대규모 개발이 환경에 끼친 영향
도시화는 경제성장의 필연적인 결과였지만, 동시에 환경 파괴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였다. 한국은 농업 중심의 전통 사회에서 산업 중심의 도시사회로 빠르게 전환되었고, 그 과정에서 대규모 주거지, 상업지구, 공업단지가 무분별하게 확장되었다. 이 과정에서 농지와 습지는 택지로 전환되었으며, 산림은 벌채되고 하천은 복개되거나 매립되었다. 생태계는 인간의 필요에 따라 인위적으로 재편되었고, 그 결과로 생물다양성은 급격히 감소하였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과도한 인구 집중은 환경 수용력을 초과하는 개발을 불러왔고, 이는 대기오염, 수질오염, 폐기물 증가, 교통 혼잡 등의 문제로 이어졌다. 대규모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구조물은 도시의 온도 상승을 야기하는 열섬현상을 강화하였고, 자연 순환 기능을 저해하여 홍수와 가뭄 발생 가능성도 높였다. 이외에도 도시 내 녹지 공간의 부족은 시민의 건강과 삶의 질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더불어 환경영향평가제도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거나 개발사업의 경제적 논리에 의해 무시되면서 환경 파괴는 반복적으로 발생하였다. 개발 중심의 도시화는 공공성과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기적인 성장지표에만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고, 이로 인해 한국 사회는 자연환경과 공존할 수 있는 도시 모델을 정립하지 못한 채 지속적인 환경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도시화는 단순한 인프라 확장이 아닌 환경과 조화된 계획적 성장으로 전환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제도적, 정책적 전환이 필수적이다.
2.1.3. 경제성장과 환경파괴 사이의 구조적 관계
경제성장은 단순한 생산력 증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국민소득 향상, 고용 증대, 산업 다양화, 생활 인프라 개선 등 다양한 긍정적 결과를 동반했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발전이 특정한 사회경제적 구조와 밀접히 연계되어 있다는 사실은 종종 간과된다.
특히 한국의 성장 모델은 '개발 독재'와 '성장 제일주의'의 틀 속에서 형성되었고, 이는 자연환경에 대한 보호보다는 자원 수탈과 개발을 중심으로 설계되었다. 경제성장을 위한 논리는 환경을 외생 변수로 간주하며, 오염과 파괴를 일시적 부작용으로 치부하거나 미래 기술에 의존해 해결될 문제로 여겼다.
이러한 구조는 자본의 논리가 환경을 지배하게 만든다. 기업은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비용을 최소화하려 하며, 그 과정에서 환경적 비용은 외부로 전가된다. 예를 들어, 폐수와 폐기물 처리는 공공의 몫이 되며, 대기오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는 시민이 감내해야 하는 구조다. 이러한 방식은 환경 문제를 단지 기술적 개선의 문제로 축소시킬 뿐, 환경을 왜곡시키는 근본 구조 자체를 건드리지 않는다.
실제로 많은 대기업과 산업체는 환경규제를 부담으로 여기며, 각종 로비와 완화 요구를 통해 환경보호 법안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이는 민주적 거버넌스의 약화로도 연결되며, 시민의 생존권보다 자본의 이익이 우선시되는 사회 구조를 고착화시킨다.
또한 환경 파괴는 사회적 불평등을 더욱 심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