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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스템적 사고와 발생생물학
1.1. 시스템적 사고의 기본적 특성과 판단기준
데카르트의 기계론적 사고와 달리 시스템적 사고는 구성요소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연결망 구조로 보는 것이다. 이러한 사고의 핵심적이고 가장 기본적인 특징들은 점점 발달하여 생명과 마음, 의식까지 설명할 수 있게 된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당연히 부분보다 전체를 보는 관점이다. 부분을 본다고 해서 전체를 설명할 수 없으며 전체는 이런 부분의 합들보다 더 큰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환원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고 전체와 부분의 합의 사이의 차이는 창발이라는 중요한 개념을 이끌어낸다.
두 번째 특성은 단순함에서 복잡함으로의 전환이다. 이제 한 대상에 대하여 한 가지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준들을 적용하여 새로운 관계성을 찾아내는 것이다. 따라서 하나의 대상을 그저 분석하는 것보다 다른 대상들과의 맥락 속에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다. 이는 대상보다 관계가 우선적임을 의미한다.
시스템적 사고에서는 관계들이 먼저 나타나고 관계들은 연결망을 형성한다. 이에서 일정한 패턴이 드러나고 이들의 연결부의 교집합인 대상은 가장 부가적인 요소이다. 따라서 구조보다 과정이 먼저 존재한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과정들의 표현은 임의적인 패턴으로 나타나고 이것이 구조로 드러난다.
이처럼 관계성이 중요하기에 지식 또한 그저 개별적으로 쌓이는 것이 아니고 지식정보들의 중요도를 판단하기 어렵다. 지식까지도 연결망 구조의 사고이다. 이러한 시스템적 사고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들은 사이버네틱스에 의해 점차 발전해 나갔다. 특히 엔트로피를 이용한 시스템 설명이 중요한 발판이 된다.
닫힌 시스템에서 열역학 제 2법칙에 따라 엔트로피는 증가하고 점점 무질서화 된다. 하지만 열린 시스템(살아있는 시스템)에서 엔트로피는 감소하고 질서화 된다고 설명한다. 이 시스템은 에너지와 물질의 지속적 흐름이 발생하면서 평형과 먼 상태를 나름대로 유지하는 유동적인 균형상태를 보이는 것이다. 이로 인해 소산구조와 자기조직화에 대한 개념이 등장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러한 시스템적 사고의 발달로 본격적으로 생물과 무생물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시스템 이론들이 등장한 것이다.
1.2. 시스템적 사고의 발전
기본적인 사고에서 조금 더 발전한 시스템적 사고는 피드백 루프, 인지, 그리고 패턴과 구조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였다. 먼저 피드백 루프에 대해 살펴보면, 피드백 루프는 서로 인과관계를 가지는 구성요소들이 연결되어 순환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최초의 원인이 연결되어 있는 다음 구성요소에 영향을 주면, 그 요소는 또 연결되어 있는 요소에게 영향을 준다. 이 과정이 다시 최초의 원인이었던 요소에게 돌아와 영향을 미치고 결국 서로 피드백 하는 비선형적 인과관계를 가진다. 이러한 피드백 루프는 자기 균형적과 자기 강화적 피드백으로 나뉜다. 자기 균형적 피드백은 서로 다른 방향성을 가진 요소들의 연결로, 엔트로피가 감소하여 자기유지와 질서화가 이루어진다. 반면 자기 강화적 피드백은 방향이 같은 요소들의 연결로 엔트로피가 증가하여 파괴와 무질서화가 이루어진다. 피드백 루프는 기계와 같은 물리적 구조뿐만 아니라 생물에도 적용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물리적 구조와 생물의 행동에 묻혀있는 관계들의 추상적인 패턴을 나타낼 수 있게 되었다. 사이버네틱스에서는 인간의 지능을 컴퓨터와 유사한 정보처리 과정으로 보았지만, 이는 너무나도 기계적인 사고였다. 인간의 신경계는 어떠한 정보처리 과정도 하지 않고, 인지시스템이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끊임없이 스스로의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더불어서 지능, 기억, 판단과 같은 작용들은 감정에 착색되어 있고 이는 육체를 통해 얻는 정보들과 분리할 수 없다. 육체도 함께 사고하며 육체가 속한 환경과의 상호작용도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인지에 대한 탐구 후에 패턴과 구조는 피드백 루프에서 처음 구분된 것보다 더 구체화되어 진다. 패턴은 시스템의 본질적인 특성을 결정짓는 구성요소들의 관계 구성이며, 일정 기간 존속되는 변하지 않는 경향성이기도 하다. 따라서 본질을 포함하고 있는 패턴은 비가시적이며 추상적이다. 구조는 이러한 패턴의 물리적인 구현이다. 패턴에 따라 시스템의 물리적인 구조는 변동이 가능하고 가시적인 것이다. 이렇게 발전한 시스템적 사고는 앞에서 등장한 소산구조와 자기조직화 개념과 함께 합쳐져 살아있는 시스템의 핵심적인 기준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인지 또한 사이버네틱스의 컴퓨터 모형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지에 대한 이론이 등장하면서 핵심적인 기준의 하나로 자리 잡는다. 이를 통해 생명과 마음, 의식, 그리고 진화에 대한 깊은 탐구가 가능해졌다.
1.3. 생물과 무생물에 대한 적용
시스템적 사고는 부분적인 관점이 아닌 전체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는 대상을 단순히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대상들과의 관계 속에서 파악하는 것을 의미한다. 시스템적 사고에서는 관계가 우선적이며, 관계들의 연결망을 통해 일정한 패턴이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패턴이 물리적인 구조로 구현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시스템적 사고의 특성은 생물과 무생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용된다. 생물의 경우, 세포 내 기관들 간의 끊임없는 상호작용과 촉매루프가 자기제작 패턴을 형성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