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인간의 본성에 대한 융합적 분석과 AI와의 관계
1.1. 인간의 본성에 대한 고전적 해석
인간의 본성에 대한 고전적 해석은 동양의 맹자와 순자의 견해로 대표된다. 맹자는 인간의 심성(心性)은 본래 선하다고 주장하는 '성선설'을 펼친 반면, 순자는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고 보는 '성악설'을 내세웠다.
맹자의 성선설은 인간이 타고난 본성이 선하다고 보는 관점이다. 맹자는 인간에게 사단(四端)이라는 선한 감정이 내재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사단이란 측은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non지심(是非之心)으로, 이는 인간이 본래 가지고 있는 선한 마음이자 성품이다. 맹자는 이러한 사단을 잘 기르고 발달시키면 인간은 어질고 선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반면에 부정적인 제도나 환경, 무지 등으로 인해 선한 마음과 성품을 잃어버리게 되면 악한 행동을 하게 된다고 보았다.
이에 반해 순자는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고 보는 '성악설'을 주장했다. 순자는 인간이 본래 가지고 있는 욕망과 이기심이 인간 사회를 혼란에 빠뜨린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인간은 교육과 예의범절을 통해 이러한 악한 본성을 극복하고 선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순자는 악한 본성을 교화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제도와 규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인간의 본성에 대한 고전적 해석은 상반된 견해를 보인다. 맹자는 인간의 본성이 본래 선하다고 보았지만, 순자는 그 본성이 악하다고 보았다. 이러한 관점의 차이는 인간 본성에 대한 서로 다른 이해와 접근법을 반영한다.
1.2. 진화 생물학의 관점
진화 생물학의 관점에서 인간의 본성을 바라보면, 인간은 700만 년 전에 침팬지에서 분화되어 진화하였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포유류, 파충류, 양서류, 어류로 이어지며, 생명체의 일종으로서 생물의 특성을 갖는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38억 년의 기나긴 시간 동안 자연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해왔고, 인류 또한 그 소산이다.
모든 생명체는 다른 생명이나 물질을 취하여 물질대사를 하여 에너지를 만들어 생존을 하고 자기복제(self replication)를 한다. 리차드 도킨스는 이를 "유전자는 박테리아에서 코끼리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으로 모두 동일한 종류의 분자"라고 표현했다. 즉 모든 생명체는 자신의 유전자를 보존하고 복제하기 위하여 몸이라는 기계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인간 또한 유전자를 수단으로 하여 자신의 유전자를 더 많이 복제하고자 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도킨스는 이를 바탕으로 "이기적 유전자의 목적은 유전자 풀 속에 그 수를 늘리는 것이다. 유전자는 기본적으로 그것이 생존하고 번식하는 장소인 몸에 프로그램 짜 넣는 것을 도와줌으로써 이 목적을 달성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르면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행동은 결국 자신의 유전자를 더 많이 남기고자 하는 본능에 의한 것이며, 타인에 대한 사랑이나 이타적 행동 등도 이러한 유전적 본능에 기반한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연어, 사마귀, 하루살이 등 대다수의 동물은 자손을 생산한 후 죽음을 맞이하며, 조류나 포유류는 새끼가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수준까지 양육한 후에 죽음을 맞이한다. 이는 자신의 유전자를 전달하고자 하는 본능에 의한 것이다. 도킨스는 이타적이라고 생각되는 행동도 결국 유전자의 관점에서 볼 때 자신의 유전자와 유사한 유전자를 가진 개체들의 생존을 도모하고자 하는 진화적 선택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새떼 무리 위에 천적인 새매가 나타나면 먼저 새를 발견한 새가 경고음을 내는데, 이는 자신이 먼저 잡아 먹히더라도 자신과 유전자가 유사한 다른 새들의 생존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처럼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은 38억 년의 진화 과정 속에서 자신의 유전자를 보존하고 확산시키려는 본능을 가지게 된 생물체이다. 이기적 유전자론을 주장한 도킨스에 따르면, 인간 또한 결국 자신의 유전자를 최대한 복제하려는 본능에 따라 행동하는 존재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러한 관점은 유전자 결정론에 빠질 수 있으며, 생명체들이 서로 공진화한 것을 무시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1.3. 사회생물학과 인류학의 관점
사회생물학과 인류학의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은 침팬지 때부터 무리생활을 하였으며 불을 사용하면서 더욱 체계적인 사회를 형성하게 되었다"". 인류는 142만 년 전에는 불을 사용하고 화로를 만들었는데, 이는 공동생활과 기술문명 발전의 길이 활짝 열린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불을 사용하면서 인류는 불로 대형 포식자를 몰아내고 불가에 모여 불을 쬐거나 불을 피운 동굴에 모여 공동생활을 하게 되었다"". 불을 꺼뜨리지 않고 계속 관리할 줄 알게 되면서부터 사회조직이 생겨났으며, 음식물을 익혀 먹어 영양분을 효율적으로 소화시킬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남는 시간을 수렵채취가 아닌 일로 소일할 수 있게 되었고, 기생충과 병균에 감염될 확률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사회생활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인류는 본능과 이기적 욕망을 유보하고 이타적 협력을 하게 되었다"". 인간은 무리 생활을 하면서 이타적 협력이 이기적 목적에도 부합함을 깨달았고 본격적으로 사회적 협력을 더욱 증대하였다"". 예를 들어, 홀로 사냥을 나가서 한 달에 사슴 3마리를 잡던 원시인이 10명이 짝을 이루어 사냥한 후 평균 40마리를 잡았다면, 자신의 몫이 4마리로 늘어났고 맹수의 공격도 협력으로 더 쉽게 막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인간은 사회를 형성한 대신 대가도 따랐는데, 함께 사냥을 하는 자의 몫을 빼앗거나 동료의 여인을 겁탈한다면 동료들은 그 사람과 함께 사냥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간은 사회와 문명을 수용하는 대가로 본능과 욕망을 유보하고 이기심을 절제하였다".
1.4. 인지과학의 관점
인간의 뇌는 869억 개의 신경세포(뉴런)와 100조 개의 시냅스로 구성된 복잡한 시스템이다. 이중 감각신경세포, 운동신경세포, 연합신경세포로 이루어져 있다고 전통적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1996년 이태리 파르마 대학의 신경심리학 연구소에서 발견한 거울신경체계(mirror neuron system)는 이러한 기존 분류를 뒤집었다.
리촐라티 교수팀은 원숭이 실험을 통해 영장류와 인간에게 거울신경세포가 있어서 이를 통해 타인의 언어나 행위를 모방하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예를 들어 아기에게 감기약을 주려 할 때 아기가 쓴 표정을 하면 엄마도 따라서 입을 벌리는 것이 거울신경세포의 작용이다. 또 멀리서 들리는 급브레이크 소리와 비명소리에서 누군가 다치는 것을 상상하고 안타까워하는 것도 거울신경세포 때문이다.
거울신경세포는 주로 전두엽의 전운동피질, 두정엽, 측두엽 뇌섬엽 앞쪽에서 활성화된다. 이들 뇌 부위는 인간이 원숭이에서 진화하면서 발달한 부위로, "인간은 전두엽에 존재한다"라고 할 정도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전두엽은 추상적 사고, 통찰력, 충동 억제, 타자 이해, 사회적 행동 등을 관장하며, 두정엽은 신체상 개념화와 외부 환경 인식에, 전측 뇌섬엽은 정서 처리에 관여한다.
거울신경체계는 언어 학습과 소통에 기여하고,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리촐라티는 거울신경체계가 언어의 진화론적 선구자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언어 이해를 위해서는 타인의 동작을 이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