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기행문
- 최초 등록일
- 2008.10.23
- 최종 저작일
- 20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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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경복궁을 다녀와 쓴 기행문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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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찌는 듯한 더위는 옛 왕궁을 달구었다. 문턱을 넘자 지엄한 기와가 저쪽 끝에서 모습을 드러냈고, 관직을 나타내는 비석과 함께 ‘勤政殿’이 보였다. 그 뒤로 넓게 펼쳐진 하늘과 듬직한 산의 조화가 한 폭의 그림 마냥 썩 인상적이었다.
평일이라 그런지 수학여행을 온 초등학생을 제외하면 사람은 없는 편이었다. 종종 외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우리는 근정전을 자세히 관찰하기 위해 북적대는 인파를 뚫고 내부를 돌아보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아왔던 모습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조금 더 엄숙한 분위기를 풍겼다. 마침 정면에는 자세한 배치도가 크게 자리해 있었기에, 그것을 참고하여 꼼꼼하게 둘러보았다. 사극을 보고 있노라면 언제나 역사적 사실이나 배우의 연기력, 혹은 사건 자체에 중점을 두고 보았기 때문에 궁의 모습이나 세세한 소품에까지는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실재하는 궁은 달랐다. 벼슬에 따라 자리가 나뉨은 물론이요 그것은 백자나 좌등에도 포함되었다. 낡은 모습 그대로이기에 더욱 신비로운 느낌이었다. 안에 직접 들어가 볼 수 없음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다음으로 우리가 향한 곳은 ‘강녕전’, 그리고 ‘교태전’이었다. ‘교태’라는 단어가, 어쩐지 왕비로 하여금 교태를 자아내게 하려는 수작인 것만 같아 웃음이 나왔다.
왕의 처소 뒤에 위치한 왕비의 처소, 이 얼마나 매력적인 조합인가. 나는 ‘강녕전’과 ‘교태전’의 약도를 보며 그 은밀한 위치에 매료되었다. 왕비를 배려한 아름다운 화단만 해도 그러하다. 먼 옛날의 왕과 왕비는 애당초 사랑을 느끼지 않았을 것이나, 이러한 위치로 살펴 볼 때 필시 사랑에 빠지지 않고서는 배기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내부는 신발을 벗는다면 들어갈 수 있도록 허락된 상태였다. 땡볕에 지친 우리는 부랴부랴 햇볕을 피해 안으로 들어섰다.
복원을 해 놓은 까닭일까, 혹은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진 탓일까. 내부는 의외로 단출하고 깨끗했다. 외양과는 다르게 화려한 맛이 없고, 용도가 다른 방 6개씩이 나뉘어있을 뿐이었다. 우리가 주목한 건 가운데에 위치한 왕의 침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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