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조너선 스펜스의 `강희제`를 읽고
- 최초 등록일
- 2008.06.19
- 최종 저작일
- 20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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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조너선 D 스펜스의 `강희제`를 읽고
느낀 감상과 비평을 쓴 서평입니다.
목차
1. 생동감 있는 회상 - 서설
2. 사냥과 원정 - 패기 넘치는 젊음과 정복욕
3. 다스림 - 책임감의 통치이론
4. 사고 - 정략으로서의 개방성
5. 장수 - 늙어가는 육체에 대한 안타까움
6. 황자들 - 혈육에 대한 끝없는 애착
7. 고별 상유(告別上諭) - 결론
본문내용
러시아의 작가 곤차로프의 소설 『오블로모프』를 보면, 꼼짝하지 않고 침대에만 누워서 생각만 하고 사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전혀 생동감이 없고, 음침한 주인공의 실제 생활에 비해, 그의 꿈이나 망상은 훨씬 역동적이고 생생하다.
글쓴이의 말대로, 『강희제』의 1장부터 5장까지의 이야기가 고별 상유(6장)를 쓰기 전 1시간을 집약적으로 다룬 것이라는 것은 놀라운 발상이다. 8세라는 어린나이에 청나라라는 거대한 제국의 황제가 되어, 혈기 왕성한 청년기를 사냥과 원정으로 보내고, 말년에 황태자 문제로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온갖 병으로 고생하기까지의 일련의 기억을 생생히 떠올려가며 그 결정체를 짤막한 하나의 상유로 남긴 것이다. 현재형으로 쓰인 회상을 더듬어 가며 건청궁의 옥좌에 앉아 생각에 잠긴 대국(大國)의 황제를 떠올릴 수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황제라는 말을 듣고 떠올리는 바는 지극히 말초적인 것들뿐이다. 푸짐한 수라상에 몇 백 명이나 되는 궁녀, 그리고 황제의 앞에 나열한 문무백관, 커다란 궁전, 마음먹으면 누구나 죽이고 살릴 수 있는 막대한 권력 등 황제가 가진 화려한 상징들만 생각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황제의 자서전과 같은 이런 이야기를 읽고 보니, 그것은 황제의 일상 중에서 극히 일부분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황제는 마치 한사람의 공무원과 같았다. 현대 사회에서 나누어진 각 분야의 최고위 공무원들의 직무를 모두 한사람에게 모아놓은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이다. 실제로 강희제는 장군이었고, 사제였으며, 법관이었으며, 정치가였고, 입법의원이었고, 변호사인데다가, 30명의 아내와 56명의 자식들을 거느린 가장이었다. 이런 막중한 임무를 한 사람의 황제가 모두 처리하려고 하니 그만큼 황제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총명하고 유능한 황제를 모시게 되면 그 시대는 태평성대를 누리게 되지만, 무능한 황제를 모실 경우에는 몰락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이리라.
물론 황제를 옆에서 보좌하는 여러 유능한 신하들이 있겠지만, 그들도 강희제와 같은 명군을 만나지 못하는 한 자기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매우 적다. 예로부터 성군에게는 충신들이 모이지만 우둔한 임금에게는 간신들만 모인다고 하였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