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소설가들의 세계
- 최초 등록일
- 2008.05.02
- 최종 저작일
- 2006.03
- 4페이지/ 한컴오피스
- 가격 1,000원
소개글
<우리시대의 소설가>라는 작품은 소설가를 주인공으로 삼고 있었다. 강만우라는 소설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소설가에 대해서 끊임없이 성찰하고 있었다. 이 사람은 소설 쓰는 방법에 대한 과외도 하면서 지내고, 당연히 글을 쓰는 본업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가 살아가는 삶이란 글이 쉽게 차근히 써가지는 것이 아니듯 순탄치만은 않다.
그러던 그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자신은 그의 소설 『염소의 노래』를 읽었다는 전화로 환불을 요구하고 있었다. 그의 이 전화는 그에게 더욱 소설가로서의 자신을 뒤돌아 보게 했다.
그는 작가로서 소설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주인공이 소설가라는 것을 내세워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나는 전업 소설가이다. 그러나 내가 하는 일이라고는 책을 읽으며 밑줄 긋고 메모하기, 하찮은 일을 진지하게 보거나 진지한 일을 하찮게 보기와 같은 일 뿐이며 아직 알려진 소설 하나 없는 신세이다.
나는 때때로 종로의 허름한 청국장 집으로 혼자 식사를 하러 간다. 그러나 다른 사람과 함께는 절대로 가지 않으며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 대낮에 사창가 골몰을 빠져나오듯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으려고 잽싸게 나와 두리번거린다. 소설가로서 변변한 소설 하나 쓰지 못하면서 남들에게는 좀 더 멋지고 고고하게 보이고 싶은 것이다. 청국장 집에서 나오면서 새점을 치는 노파를 만나는데 `새점치세요` 말하는 노파의 목소리가 말을 할 때마다 똑같은 것에 깜짝 놀란다. 그리고 자신의 가식적인 모습이 들킨 것 같아 불편해한다. 나는 청국장집의 허름한 분위기나 노파의 음성이 지금 내가 가지고 있고 나를 따라 다니는 것이 아닌, 나와는 거리가 먼 오래 전에 내가 버린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빙긋 웃게 만드는 소설. 나는 이런 말장난 가득한, 절로 작가의 따뜻한 인품이 느껴지는, 재기 넘치는 소설을 정신 못 차리고 좋아한다. 라훌라.
부끄럽게도 구효서의 다른 작품은 단 한편도 읽어본 게 없는데 거기에 미약한 죄책감을 느낄 정도로 이 소설은 재미있었다.
이야기는 밑줄로 시작된다. 소설에 쳐지는 밑줄. 그래, 나도 소설에 밑줄을 치던 때가 있었다. 대개 그런 문장들은 ‘이를테면 인생이란.’ 이런 식으로 시작되기 마련이었다. 양귀자의 소설에는 특히 이런 문장이 많아서 거의 페이지마다 밑줄용 문장이 있었다. 나중에는 양귀자가 밑줄을 유도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이 될 정도.
이 소설에는 밑줄을 쳐야할 그런 문장은 없다. 굳이 찾자면 불목하니의 언변 정도인데 (웃음) 절대적인 것을 상대적으로 만드는, 뭐라나. 자기는 안 웃으면서 남들은 웃기는 요 찰리 채플린 같은 사람 같으니라구. 불목하니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문단은 ‘나는 믿는다.’라는 비장한 단문으로 끝난다. 으하하하. 웃지 않을 도리가 없다.
참고 자료
강만우 우리시대의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