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의 남자
- 최초 등록일
- 2008.04.20
- 최종 저작일
- 20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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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울라 한의 소설 `집 안의 남자` 독후감입니다. 순수하게 개인적인 감상만으로 쓴 글이기 때문에 소설 내용에 관해서는 적습니다. 감상만으로 적은 독후감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마리아는 잠에서 깨어나고 있는 에곤의 입을 테이프로 붙여버렸다. 그것은 언제나 거듭 그녀에게 키스하고 거짓말을 해온 입이었다. 그렇다. 마리아는 그렇게 두손, 두발을 묶고 머리채를 잡아당겨 자신만을 돌아보게 하였다. 그 성물관리인의 손길이 원하는 대로 그녀는 그 자신을 단련시켜 왔다 말한다. 그렇게 한쪽이 모르는 사이에 감동과 억압은 맞닿아있다. 사랑하는 사이로 이어져 있다고 말하는 동안에도 강제는 연속되어지며, 그로 인한 분노는 다른 한쪽의 가슴 속에서 남몰래 켜켜이 쌓여간다. 그는 그녀를 억지로 종속시키며 누르고 막고 강요했던 것인가. 이 작품을 읽으면서 남자인 내 입장에서 계속 맴도는 질문이 있었다. 그가 그렇게 그녀의 사랑을 담보로 약속을 미루고서 그녀를 광활한 옥토보다 낮은 저 아래에 놓고서 무시하였다는 사실은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에곤이 자신의 행위를 자각하고 있긴 했을까? 작품에선 전통적이고도 남성주의적인 일방적 폭력으로 인한 납치 과정의 인과를 설명한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것은 위압적인 가면이 맞다고 생각한다. 사랑이란 서로의 강제를 강요하며 그로 인한 화합점을 찾아가는 일련의 주체적인 상호 작용이라 생각했던 나에게 이 소설의 마리아의 행동들은 근본적인 의문을 던져주었다.
밤새 집안의 남자를 읽은 채로 새벽을 보내 버린 나는 아침 일찍 늘 하던대로 여자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말했다. `어디니? 아직도 자고 있어? 이제 일어나. 빨리 일어나서 왕십리역으로 와. 해가 중천이야. 아침 먹자. 지금 바로 와라`. 그리고 약속장소에서 나온 그녀를 데리고 식당으로 향하며 우스갯소리를 혼자 떠들다 문득 날카롭게 곤두선 그녀의 눈빛을 보았다. 찰나였지만 가슴 서늘게 베는 듯한 그 표정에서 순간적으로 마리아의 머리카락을 느꼈다. 베게 밑에서 그녀를 거의 질식할 때까지 목 조르던 성물관리인의 우악스러운 손목이 나와 같다는 생각에 그녀와 한 공간에 있는 그 순간 과도한 망상으로 인한 죄책감과 수치심에 몸을 떨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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