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신경숙의 `풍금이 있던 자리` 중 `직녀들`
- 최초 등록일
- 2007.12.10
- 최종 저작일
- 20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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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풍금이 있던 자리> 중 <직녀들>을 읽고 분석, 감상문입니다.
글씨체 등은 수정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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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서른 살이 됐다고 생각하면…… 부모님한테도 미안해…… (생략)
서른 살? 그래 스무 살 때만 해도 서른 살을 생각하면 징그러웠지. (중략) 서른 살이란 아무것도 아니야. 그저 뭔가를 조금, 그래 아주 조금 더 견딜 줄 알게 된 것, 그 뿐이야.
스물넷? 스물다섯? 이숙은 스물에서 서른까지의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내 청춘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괴로워하던 이숙.
마치 가수 김광석의「서른즈음에」를 연상시키는 이러한 부분이 이숙을 보통 친구 이상의 존재로 끌어올린다. 또한 이숙은 자신의 청춘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자살이라는 비극적인 방법을 통해 생을 마감하는데, 그것이 나머지 주인공들에게 가슴 아픈 사실이라는 점보다는 선망의 대상이 된다. 다들 현재 이숙이 느꼈던 외로움과 무기력함을 느끼고 있지만 자살을 할 용기는 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서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여행을 떠나기로 한 것이었으며, 가는 동안 사소한 감정마찰과 길이 막혀 아무리 짜증나는 상황이 오더라도 돌아가자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 텍스트의 앞머리에 이야기했듯 이들의 이름은 모두 익명처리가 되어있는데, 이것은 이숙과 매우 구별되는 점이다. 생과 사를 구별하여 이름을 가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비록 강아지지만 엘비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존재를 볼 때, 단순히 생과 사로 이름의 유무를 가지기보다는 다른 상징이 있다. 그들이 지향했던 것은 이숙의 삶ㅡ이름이 있는 삶, 존재감이라는 무게가 느껴지는 삶ㅡ이었다.
그들에게 남아 있는 이름이란 이숙이었다. 그들이 이름을 잃어버린 것이 이숙을 잃기 전인지, 이숙을 잃고 난 후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이숙은 죽어서 이름을 남겼다. 위의 책, p.65.
등장인물들은 소설 마지막 부분에서 모두 죽은 것으로 암시된다. 유일하게 강아지를 사랑하는 S의 강아지 엘비는 죽지 않았는데 그 이유로 그 강아지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극대화시키자면 그 강아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것을 가지기 위해서는 기절까지도 하는 단순하지만 삶의 적극성을 가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술을 마시고 운전을 감행한다. 그들이 죽었다는 것은 확실하게 나오지 않았지만 그들의 죽음을 추측할 수 있다. 떠나기 전 어두워 마치 모든 것을 삼킨 듯한 적막함과 강아지가 해바라기 속에서 이숙을 보았다며 괜찮다고 다독이던 S의 모습에서 그들은 이미 자신들의 죽음의 징조들을 느꼈을 수도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엘비가 들었던 말은 그들의 삶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며 왜 먼저 죽은 이숙을 그리워했는가, 여행길을 죽음으로 끝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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