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사랑해요
- 최초 등록일
- 2007.12.09
- 최종 저작일
- 2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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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부모님 사랑에 대한 체험 수기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과음으로 만삭인 배를 내밀고 얄팍한 담배 까치를 씹은 그 남자.
온 얼굴에 깊은 골짜기가 늘어진 검은 피부의 그 남자.
반세기나 묵어 이제 흙으로 숨으로 돌아갈 준비를 시작하는 그 남자.
그러나 여전히 눈동자만은 썩지 않은 그 남자.
그는 내 아버지입니다. 하나님이 아니라면 감히 용서하지 못할 죄인인 내 아버지입니다.
그 남자는 내게 큰 죄를 지었습니다. 그 죄는 하늘에 사무치고 바다에 새겨질 만큼 지독하기에 난 추호도 그를 용서할 맘 없습니다. 그 남자의 온 털이 백색이 되어도, 눈꺼풀 사이에 맑음이 사라져도, 등뼈가 굽어지더라도 난 기어이 그를 용서치 않을 겁니다.
성경에서는 일곱 번씩 일흔 번 용서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여덟 번씩 여든 번 죄를 지은 그를 어찌 용서할 수 있습니까?
이런 내가 야속하다 하는 이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가 내게 한 만행을 알게 되면 그때도 과연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그가 내게 지은 죄의 십 분에 일만 알아도 날 비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 남자는 원치 않던 나를 세상으로 불러내었습니다. 무거운 육신을 입힌 체로. 그리고 타의로 세상에 서게 된 나를 살게 하였습니다. 숨 쉬도록 하고, 마시도록 먹도록 하였습니다. 그는 내가 살아가도록 모든 수를 썼습니다.
때문에 난 사라져 버리면 잊어버릴 것들을 알게 되어버렸습니다.
모든 미움으로 쓴맛을 알고, 모든 눈물로 짠맛을 알고, 모든 분노로 매운맛을 알고…….
내가 왜 이런 걸 알아야 하는 거죠? 쓰고, 짜고, 맵고. 세계가 돌아가며 해가 뜨고 달이 질 때 별이 사라지며 안개가 서리는 이 땅에 나는 내동댕이쳐졌습니다. 단 이십년 살아오는 동안 내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이건 전부 그 남자 때문입니다. 그가 날 이 땅에 불러들이지만 않았더라면, 부디 그러지 않았더라면! 나는 그를 원망합니다. 미워해 증오합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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