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비평-한국영화를 고양이에게 맡길 수 없다(고양이를 부탁해)
- 최초 등록일
- 2007.10.29
- 최종 저작일
- 20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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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예술영화적 주제의식에 상업영화 옷을 입힌 영화 올해 한국영화의 최고 수작이라며 많은 평론가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또 여러 유형의 한국영화의 위기에 대한 좌담회를 발족시킨 문제작 <고양이를 부탁해>(정재은, 2001)를 부산영화제를 방문해 관람했다. 그리고 이 영화가 일반관객과 호흡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일찌감치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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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대중관객의 관습적인 반응에 의해 정해진 규율은 장르를 형성한다.
주인공은 일상에서 찌든 우리와는 다른 멋이 있어야 하며, 적절한 장면에서 달콤한 음악이나 혹은 때에 따라서는 소름 끼치는 음악이 나와야 한다. 카메라는 결정적인 순간에는 줌이나 클로즈업을 써야 하며, 주인공들이 대사를 주고받을 때는 화면나누기를 통해 카메라가 대상을 응시해야 한다. 이 ‘게임의 법칙’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이야기의 전개를 주도하는 질문이다. 이 질문은 아주 유치해야 하며, 일상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관객을 더 피곤하게 만들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만약 연출자가 ‘피곤한 질문’을 하고 싶을 경우엔 상업영화 구조 밖에서 영화를 만들거나 아니면 유치한 질문의 가면을 씌워 관객이 쉽게 눈치 못 채게 해야 한다.
가령 예를 들자면 <반칙왕>(김지운, 1999)에서 감독이 가장 묻고 싶은 질문은 “우리가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반칙이 불가피하지 않나?”이다. 이것은 관객이 싫어하는 질문이다.
왜냐하면 이는 삶과 너무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고, 자신들의 인생에서 자주 등장하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은 극장이 이런 질문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찾는 이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반칙왕>은 이 리얼리즘적 질문을 포기하지 않고 “은행원인 송강호가 레슬링 챔피언이 될 수 있나 없나?”라는 어처구니없는 질문을 송강호가 쓴 타이거 마스크 뒤에 꼭꼭 숨겨놓는다. 그리고 이 허무맹랑한 질문이 마치 영화에서 제일 유효한 질문인 것처럼 관객에게 전파하고, ‘헤드록’이라는 우스꽝스러운 슬랩스틱 모티브를 통해 이야기를 힘있게 몰고나간다.
<오! 수정>(홍상수, 2000)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 영화는 온갖 관습과 상업적 코드를 배제하면서도 관객을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든다. “정보석과 이은주는 과연 섹스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라는 질문은 관객을 흥분시킨다. 게임이 성공한 셈이다. 이 영화가 사실 묻고 싶은 질문은 “섹스는 폭력적이지 않나?” 혹은 “우연이건 고의이건 삶이란 어차피 그렇고 그런 것 아닌가?”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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