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윤리-성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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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성적 활동은 행위와 관계, 두 측면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우리는 성적 활동을 성행위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달리 성관계라고 말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행위를 지배하는 중요한 도덕규범은 책임(responsibility)이고, 인간관계를 지배하는 중요한 도덕규범은 존중(respect)이다. 기존의 성 윤리 이론들도 이 두 규범을 중심으로 구성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보수주의 성 윤리는 성 행위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고, 자유주의 성 윤리는 성적 쾌락의 가치와 성적 자유를 강조하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하지만 성행위의 도덕적 책임 범위를 해악금지의 원리로 한정함으로써 성적 책임의 범위를 축소시키고, 성 관계에서 존중의 규범을 계약에서의 자율성 존중으로 축소시킴으로써 계약 상황에서 발생하는 많은 도덕적 왜곡을 무시하는 문제가 있다. 사랑 중심의 중도주의 성 윤리는 성적 활동에서 인간 관계의 질을 중시한 점에서는 의의가 있으나, 이상적 성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랑을 도덕적 성의 기준으로 내세움으로써 너무 과도한 요구를 하는 문제가 있다. 사랑 기준보다는 사랑의 전제 조건인 인격 존중을 도덕적 성의 기준으로 요구하는 것이 보다 유망하다.
이러한 비판에 기초하여 우리는 우리 시대의 상황에 적합한 책임과 준중 규범을 구성할 수 있다. 즉 보수주의 성 윤리의 결혼과 출산 중심의 책임 규범을 변화된 시대 상황에 맞게 조정하고, 자유주의 성 윤리의 해악 금지 중심의 책임 규범을 확대함으로써 보다 적절한 책임의 규범을 정립할 수 있다. 그리고 자유주의 성 윤리의 자율성 존중(충분한 정보에 근거한 자발적 동의)의 원리를 인격 존중의 원리로 강화하고, 중도주의 성 윤리의 사랑 기준을 자율성 존중 기준으로 변경함으로써 보다 적절한 존중의 규범을 정립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두 규범을 동시에 강조함으로써 성행위와 성 관계를 포괄적으로 규율하는 도덕적 성의 기준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도덕적 성에 대한 기존의 이론들은 대체로 결혼과 출산 중심의 성 윤리, 쾌락과 계약 중심의 성 윤리, 사랑 중심의 성 윤리 등 세 가지 입장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세 가지 입장을 알아보기 전에 우리는 자연적 성(sex)이나 문화적 성(gender)이 아닌 욕망으로서의 성(sexuality)에 대해 윤리적으로 탐구하고 있음을 직시하고 우선 성의 인격가치와 이상적 성과 도덕적 성의 차이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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