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그 서점의 세월 : 서점의 과거와 미래
- 최초 등록일
- 2007.06.12
- 최종 저작일
- 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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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수필】
『그 서점의 세월』
ㅡ서점의 과거와 미래
서점에 관한 과거, 현재, 미래에 관하여
쓴 수필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개인 컴퓨터와 인터넷의 보급으로 글을 발표하는 일에서 혁명을 일으켰다. 모든 사람들을 독자로 만들었고, 제록스 복사기는 모든 사람들을 출판업자들로 만들었다. 인터넷은 모든 사람들을 저자로 만들었다.」
ㅡ마셜 맥루한
그 서점은 청계 고가도로 아래에 있었다. 황학동 벼룩시장으로 들어서는 초입이기도 한 육교 아래에 그 서점은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그렇게 버티고 있었다.
처음에 우연히 지나치다가 육교 아래 벽에 무작위로 마치 장작을 쌓아올려 놓은 듯한 책들을 보고 다가선 게 그 서점주인과의 인연이 된 계기였다. 오십대 중반으로 짐작되는 키 작고 왜소한 체구의 남자였다. 별로 말이 없는, 자신의 작은 서점 문 앞에 앉아 있는 남자는 책을 고르는 나에게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육교 아래 벽에 켜켜이 먼지를 뒤집어쓴 채 쌓여 있는 책값은 무조건 천 원이었다. 그러나 그가 지키고 앉아 있는 작은 서점 안의 책꽂이들에 진열된 책들의 가격이 얼마인지는 모른다. 물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고서점이니 값이래 봐야 대수로울 것 없었을 것이다.
오래된 세월 저쪽의 묵은 지식들이라는 것으로 인식되는 게 고서인지도 모른다. 나부터도 신간과 재판으로 이제막 세상으로 나온 책을 선호한다. 당연히 그 서점만 그런 게 아니라 그 거리의 고서점들 전부가 단지 세월을 진열하고 있는 공간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었다. 첫날 나는 만원을 지불하고 열 권의 책을 샀고, 그 초로의 남자는 노끈으로 묶어주었다.
집에 돌아온 나는 그 책들의 묵은 먼지를 걸레로 닦느라 애먹어 하면서도 싼값에 사들고 온 책이 의외로 괜찮은 것들이어서 흐뭇해했다. 물론 그 후에 그 서점에 또다시 찾아갔다. 그리고 처음에 구입한 두 배의 권수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나는 그 서점에 단골손님이 되어 있었다. 어느새 나는 그 서점에 친숙해진 거였다. 오랜 세월이 흐르지 않은 채 그냥 머물러 있는 조그만 서점과 말이 없는 초로의 서점주인에게 이끌린 게 분명했다.
그렇게 고서점 안도 아닌 밖의 거리에 아무렇게나 쌓아올려진 책들을 구입하기 위해서 찾아가는 나를 이해하기 힘들었던지 식구들은 한마디씩 던져오곤 했다.
“뭐하러 그런 책을 사? 싼 게 그렇지.”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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