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돌아가는 배 감상문

소개글

김성우씨의 `돌아가는 배`를 읽고 쓴 감상문, 저자의 삶과 사상, 문체에 초점을 맞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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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재밌다. 돌아가려는 배를 조금만 더 있다가 가라고, 그 재미있는 이야기를 조금만 더 들려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나는 어떤 책이든 한번 잡으면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느리게 읽는 편이다. 그래서 우리 집에선 내가 먼저 읽으면 동생이나 언니가 벌써 전 권의 책을 다 읽고 나에게 있는 다음 것을 달라며 보채곤 했다. 책 중에서도 에세이를 좋아하는 나는 닮고 싶은 여러 사람들의 책을 지침서인양 읽어댄다. 이 ‘돌아가는 배’는 내가 읽은 그 어느 에세이보다도 충격적이고 방대했다. 에세이라면 분량을 막론하고 3~4일은 걸려야 다 읽었던 내가 이 책은 근 하루 만에 완독했다. 수많은 스피드 독서광들에게는 참 송구스럽다. 하지만 그만큼 읽는 이로 하여금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책이, 이야기와 같은 철학이며 사상이 담긴 자서전이 바로 이 ‘돌아가는 배’이다.
프리드리히 니체와 같은 별자리에서 같은 날 태어난 저자는 니체의 사상만큼이나 자유롭고도 고독하게 살아온 느낌을 받는다. 순탄치 않은 시대를 배경으로 살아온 그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았다. 아니, 자칫 평범할 수 있었던 시간들 까지도 그의 글 속에서는 특별했다. 교과서적인 사고방식을 가지면서도 반항적이고 외길을 걸으면서도 다양한 분야에 뛰어든,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것이 그의 삶이고 항로인 것이다. 회갑이 되어 결혼식이라는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희극 인이며 시를 쓰지 않는 시인. 주제넘은 말일지 모르지만 나는 저자의 사상 속에서 희미하게 동질감을 느꼈다. 나 역시 자신과의 대화가 너무 많아서 탈이고, 단점은 항상 주시하며 약점은 자랑하고야 만다. 그는 항상 자유를 추구하는 반항아의 기질을 가지고 여러 분야에 문화적인 요소에 흠뻑 취해 정열을 쏟아낸다. 논리적이면서도 비논리적이다. 그러나 내가 동질감을 느끼는 부분은 여기까지. 저자는 결정적으로 이러한 성격에 방대한 지식과 경험이 바탕으로 있다. 결국 나는 이 글을 읽으면서 속이 텅 빈 껍데기로서의 자신을 보고 말았다.
이 책이 나를 작가의 삶과 생각에 푹 빠지게 했던 결정적인 장치는 바로 글 자체였다. 간결하고 명료한 글. 그러면서도 농축된 깊이가 있다. 나는 황소웅 교수님이 바른 글 좋은 글에 대해 강의를 하면서 왜 학생들에게 구지 절판돼 구하기 힘들어진 이 책을 읽으라고 했는지 궁금했다.

참고 자료

김성우 - 돌아가는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