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천운영 작품론 (비평문)
- 최초 등록일
- 2007.05.04
- 최종 저작일
- 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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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천운영의 작품집, 명랑을 중심으로 비평문.
목차
1. 죽음 - 피할 수 없는 두려움
2. 삶 - 선택하지 않은 의무
3. 죽음과 삶 - 죽음은 삶과 함께 자란다
4. 깨끗한 발: 상처 입은 영혼
5. 냄새가 본능인 것처럼...
6. 욕망...
7. 명랑 소녀를 꿈꾸는... 우리
8. 누가 그들을 힘겹게 하는 가
9. `명랑`은 없다
본문내용
삶이 아무리 고통스럽다 할지라도 그것이 끊어지는 것은 두렵다. 부자든 가난하든 병자이든 간에 태어났기 때문에 살고 있고 사는 동안에 그 것을 의식하고 있다면 어딘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무의식처럼 삶을 연속하고 있다. 죽을 때가 머지 않은 노인은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삶이 두렵다. 할머니는 삶에 미련이 남아 젖가슴마저 부풀어오른다. 하지만 삶에 찌들어 힘든 어린 손녀는 오히려 그런 할머니를 부러워 할 정도로 미래를 살기가 싫다. 더 이상 희망찰 일이 없을 것 같은 앞날을 바라보는 것보다 차라리 늙은이처럼 과거를 관조하는 것이 더 행복해 보이기만 한다. 그들은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현재`를 살고 있다.
리비도란 처음에는 성욕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으나 그 개념을 넓혀 생명을 이어가는 근원적인 에너지를 가리킨다. 인간은 리비도에 의해 성욕, 곧 종족보존의 본능을 갖고 있다. 이 본능을 오늘날엔 자기 보존의 본능까지 포함시켜, `생의 본능`이란 넓은 개념으로 쓰이게 되었다. 생의 본능 그 반대는 죽음의 본능이 있다. 살아있는 사람들은 원래 무기물에서 생겨났으므로 다시 무기물로 되돌아가려는 경향을 가지고 잇는데 이 경향이 죽음의 본능이다. 그런데 이 본능은 보통 죽으려는 욕구로 나타나지 않고 남을 죽이려는 욕구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멍게 뒷맛]에서 남편은 아내를 믿지 못하고 상습적으로 아내에게 폭행을 가한다. 겉으로 전혀 티내지 않고 항상 밝은 인상으로 주위사람들을 편안히 해주었던 아내의 마음 속은 멍이 들어가고 있다. 그런 것도 모르는 채 여자는 부족한 것 하나 없어 보이고 항상 행복해하는 그녀가 얄밉다. 그래서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이제까지의 얄밉던 감정이 씻은 듯이 사라지고 그녀의 매맞을 때 나는 비명소리에서 짜릿한 쾌감까지 느낀다. 옆집 여자는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매맞는 아내는 다음날이면 또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행복한 얼굴로 살아간다. 남편에게 구타를 당한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그녀는 멍게를 들고 와 고통을 씹어 삼키듯이 멍게를 먹는다. 죽는 것보다 못한 삶일지라도 하루하루를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참고 견디며 살아간다. 질긴 생의 본능을 따르며 살던 아내는, 그러나 남편의 죽음의 본능, 리비도에 의해 살해당한다. 남을 죽이려는 극단적인 남편의 욕구와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아내의 욕망의 평행선 끝에서 결국은 서로 만나게 되고 죽이려는 욕구가 살려는 욕망을 이기게 된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