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w up (확대), 천국보다 낯선 영화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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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 up (확대) 와 천국보다 낯선 (stranger than paradise) 영화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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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토마스는 현상과 물질에 집착하는 인간이다. 그는 사진작가이고, 사진이란 현상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기 위한 도구이다. 그가 살인 사건의 실마리를 발견하게 되는 것도, 결정적인 증거를 발견하는 것도 사진을 통해서이다. 토마스는 밤중에 몰래 공원으로 가서 나무 밑에 누워 있는 시체라는 또 하나의 물질적 증거를 발견한다. 이처럼 그의 진실에 대한 판단과 근거는 오로지 눈에 보이는 현상과 물질에 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가 벽에 걸어놓았던 사진들은 모두 없어지고 나무 밑의 시체도 사라져버린다. 그의 집을 찾아왔던 공원의 여자가 남겨준 이름이며 전화번호도 모두 가짜였다. 친구들은 이 사건과 관련된 토마스의 말을 전혀 믿지 않고 나중에는 토마스마저 자신이 겪었던 일들이 과연 사실이었는지 아니면 자신의 환상에 불과했는지 혼란스러워진다. 이제는 무엇으로도 증명할 수 없는 그 일은 정말 실제로 일어났던 것인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토마스는 판토마임으로 테니스를 하는 광대들의 무리를 만난다. 그들이 치는 보이지 않는 공은 담을 넘어가고 그들은 토마스에게 공을 주워달라는 시늉을 한다. 잠시 망설이던 토마스는 보이지 않는 공을 주워 던져주고 광대들은 계속 테니스를 친다. 그리고 토마스의 눈동자는 공을 따라 움직이는 듯하고, 마술처럼 토마스의 귀에는 그들이 테니스를 치는 소리가 들린다. 이제 토마스는 눈으로 보이는 것만이 진실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Blow Up>은 시간이 진행됨에 따라 감춰져 있던 사건의 실마리가 발견되고 점차 이 사건이 확대되어 새로운 사건으로 발전하는 추리영화의 형태를 띠고 있다. 살인, 그리고 예기치 않게 손에 들어온 결정적인 증거. 차츰 드러나는 진실. 그러나 이러한 장치들은 이 영화의 하나의 형식일 뿐이다. 결국 공원에서의 살인 사건은 범인도 증거도 잃어버린 채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레 끝나버린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 “공중에 떠다니는 혹은 바닥에 깔려있을 먼지들을 항상 보고 산다면 얼마나 끔찍할까?” 생각해 봤다. 어쩌면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것에 대하여 우리는 감사해야 할 필요가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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