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감상문]돼지와 오토바이
- 최초 등록일
- 2006.06.10
- 최종 저작일
- 2005.12
- 3페이지/ 한컴오피스
- 가격 1,000원
목차
없음
본문내용
황재규와 경숙, 그리고 과거의 적나라한 재현이 펼쳐진다. 기형아 아들을 살해하고 아내마저 죽은 전과자가 훗날 젊은 제자와 재혼하려한다는 줄거리 자체가 극적이며,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아내는 왜 자살했으며, 자신은 왜 옥살이를 했고, 지금 제자와 결혼을 왜 주저하게 되는가에 대한 의문들이 풀려나가며 극적감동을 더한다. 특히 1인9역을 소화해 낸 여배우의 연기는 흥미진진하였는데, 장면마다 분장을 바꾸어 등장한 여배우는 순식간에 다른 얼굴을 들쓰면서도 깊이 있는 연기, 관객을 끌어당기는 격정적인 무엇인가를 표현하여 절로 탄성을 지르게 하였다. 그녀의 연기 중 찬송가가 배경음악으로 낮게 깔리며 신들린 듯 성경을 외는 아내와 절규하며 아들의 목을 조르는 장면은 단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주인공인 황재규를 주목해보면, 그의 과거는 가히 파란만장하다. 황재규는 기형아의 아들이 태어나는 순간 ‘사랑하기 때문에’ 키울 수 없다고 판단한다. 몽짜를 해외로 보내거나 병원 측에 살인교사를 하는데 여기서 등장하는 간호사는 충격적이리만큼 생명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인다. 술에 취해 고통스럽게 아들의 문제를 문의하는 황재규에게 보내던 섬뜩한 웃음이 잊혀지지 않는다.
한편 황재규는 살해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는 과정에서 판사는 황재규가 고아라는 비정상적인 성장배경을 반복하여 지적한다. 그 순간, 여판사는 ‘고아는 이렇다’는 편견에 사로잡힌 졸렬한 인간으로만 비춰졌으나, 이후 원장수녀와의 대화에서 어릴 적부터 그는 닭의 목을 비트는 등의 폭력정성향의 잠재된 무엇, 즉 피해의식에서 오는 공격성을 가졌으리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것은 결코 자식의 살해를 정당화하지 못한다는데 동의한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