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최인호 유림(조광조, 공자, 퇴계) 독후감
- 최초 등록일
- 2006.03.13
- 최종 저작일
- 2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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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최인호의 유림에 대한 감상문입니다.
작품의 스토리에 대한 내용은 거의 없고
전반적으로 책을 읽고 나서 느낀 생각을 적은 글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오늘날 우리는 극심한 시간의 단절을 겪었다. 수천 년 넘게 배우고 발전시킨 학문을 비롯하여 옷과 주거 문화 모두를 내던지고, 우리는 서구를 좇고 있다. 음악을 전공한다고 하면 으레 피아노, 바이올린을 떠올리고 철학이라면 니체, 칸트, 마르크스를 추종하고 수학이라면 피타고라스나 유클리드, 과학은 뉴턴, 아인슈타인만 생각하고 만다.
지난 반만년 동안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 지난 역사는 돌이켜보고 싶지 않은 과거일 뿐인가? 왜 예전의 문화는 오늘날에 이어지지 않는 것일까? 문화에 우열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세상에 ‘틀린’ 문화란 없다. 우리는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지금 우리는 서구식으로 입고 생활하고 배우고 있으며,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이 ‘서구’의 것이라는 인식은 하고 있어야 한다. 자신의 문화를 지키지 않는 민족은, 자신의 민족성을 잃는 것이다.
이제 누구도 공자, 맹자를 배우지 않는다. 과거(科擧)시험은 그야말로 한참 과거(過去)의 일이 되었다. 그러나 고조선 시대에 한사군이 설치된 후 처음 받아들인 유학은 이천년을 넘게 흐르며 사람들 의식 깊숙이 자리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온통 서구식으로 물든 오늘날에도 이면에는 여전히 유학이 사람들의 행동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근저를 이루고 있는 유학을 알고자 하여도 그 유구한 흐름을 좇기란 쉽지 않다. 우리는 최인호의 「유림」이라는 징검다리를 통해 원류를 찾아 갈 수 있을 것이다.
유학이 발생한 곳은 공자라는 샘에서였다. 샘에서 솟은 물은 공자가 70여국을 주유하던 길을 따라 중국대륙을 휘감아 돌았고, 거대한 강을 이루었다. 그중 한 지류가 한반도에 이어졌고 천년이 시간이 지나며 사상의 가뭄에 강물이 메말라 있을 때 주자학이라는 큰 비가 내렸다. 주자학은 중국과 우리나라의 마른 강에 생기를 불어 넣었고 만물을 적시며 흘렀다. 그 물결은 정몽주-김종직-조광조로 이어졌고, 마침내 ‘퇴계’라는 망망대해에 도달했다.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하면서 만물을 모두 받아주는 바다에 우리나라 퇴계 이황의 성리학이 있는 것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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