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텍스트이론]죄와 벌의 분석과 다성악영화로서의 가능성에 대한 고찰

소개글

바흐찐에 의해 주장된 개념인 `다성악 소설`로서의 죄와 벌이 맺는 영화예술과의 상호텍스트성에 관한 견해를 담은 에세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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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죄와 벌』은 다성악 소설이다. ‘다성악 소설’이라는 개념은 러시아의 비평가 바흐찐에 의해 처음 주창된 것으로서, 소설 안의 다양한 목소리(사상)들이 작가의 권위적 통제를 받지 않고 그 자신의 세계관을 따르는 열린 소설 또는 (사상적으로) 미완의 소설을 뜻한다.
도스또예프스키는 당시로서는 새로운 소설 양식이라고 할 수 있는 다성악 소설을 창조하였다. 등장인물 각각의 목소리는 자의적이고 단일한 작가의 사상으로 융합되지 않고 그 자신의 세계관에 따라 파악된다. 독립적이며 융합하지 않는 다수의 목소리들과 의식들 그리고 각기 완전한 가치를 띤 목소리들은 다성악적인 구성을 만들어 낸다. 그의 작품에서는 한 작가의 의식에 비춰진 단일한 객관적 세계에서의 여러 성격들과 운명이 아닌, 동등한 권리와 각자 자신의 세계를 가진 다수의 의식들이 융합되지 않은 채로 어떤 통일된 사건을 만들어 낸다. 도스또예프스키의 주요 주인공들은 예술가의 창조적 구상 속에서 작가가 하는 말의 객체가 될 뿐만 아니라 독자적이고 직접적인 말의 주체가 되기도 한다. 주인공의 의식은 타인의 의식으로 나타나 있으나 그 의식은 대상화 되어 있지 않고 닫혀져 있지 않다. 그의 소설에서 작중인물들은 완전히 동등하고 그 자체로 주체가 되며 작가의 이념적 입장과는 다른 여러 가지 독립적인 목소리들을 낸다. 그들의 대화는 열림성과 비종결성이 특징인데, 도스또예프스키는 다양한 인물들 사이의 대화, 토론과 주장의 장면을 중심으로 그의 소설을 구축하고 있어서 전체적으로 갈등하는 목소리들의 풍요성, 조밀성, 복잡성에 대한 강한 인상을 받게 된다. 심지어 그의 다성악 소설은 어떤 면에서는 작가의 부재나 죽음을 불러일으키는 경향을 보이기까지 한다. 나는 소설 『죄와 벌』을 통하여 소설에서 드러나는 이러한 다성성과 그것이 영화로 변주되었을 때에 그러한 등장인물들의 다성성이 어떻게 파괴되는지에 관하여 논하고자 한다.
간단하게 등장인물과 줄거리를 요약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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