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나마스테
- 최초 등록일
- 2006.02.20
- 최종 저작일
- 2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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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나마스테
박범신 지음. 한겨레신문사 2005.03.24
서평입니다.
목차
1. 러브 스토리
2. 카르마
3. 화해
본문내용
나마스테라는 말은 건강하냐 잘 있으라 뭐 이런 말이라고 한다. 러브레터라는 영화의 오 겡끼 데스까(おげんきですか?) 와 비슷한 의미를 가진다고 보면 된다. 소설은 껍데기인 몸보다는 영혼, 카르마 이런 것들이 중요하므로 언제든 카밀과 신우는 만나서 나마스테 할 것이다. 마지막에 애린이 아빠에게 나마스테 하는 것처럼.
소설은 벡터(방향)가 다른 사랑 이야기다. 또한 시대적 고민인 이주 노동자의 삶을 중층으로 엮었다. 한 네팔 남자를 사랑하게 된 신우는 그에게서 자신의 과거를 본다.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 가서 엘에이 폭동으로 아비와 오빠를 잃었다. 그들은 두려운 삶에 환멸을 느끼고 한국으로 온다. 그리고 무국적자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신우는 전 남편과 이혼하고 옷을 팔면서 살아간다. 신우와 작은 오빠 역시도 이주 노동자였고 그 슬픔을 악으로 견디었다. 그런 노력이 실패한 후 한국으로 돌아온 신우는 똑같은 삶을 살고 있는 네팔이 카밀을 만난다. 카밀은 신난한 삶에도 가슴에는 사랑을 품고 있고 세상을 보는 시각은 말 그대로 화안했다. 그러나 그는 더 큰 뜻을 위해 죽었고 주인공은 불타는 그를 끌어안는다.
눈물겨운 사랑이야기로 읽든지 이주 노동자의 현실을 그린 이야기를 읽든지 자유이겠지만 아무래도 이 소설은 사랑이야기로 보인다. 충분히 개연성 있는 사랑이야기로 출발했으나 결말을 짓는 과정에서 플롯이 흔들렸다. 사랑은 비극을 잉태하기 마련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던 것일까? 카밀이 자신의 몸을 버릴 정도로 한국을 증오하거나 사랑한 것 같지 않다. 그가 가족을 포기하는 게 당연한 과거 운동권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도 작위적이다. 그는 한국에서 사비나라는 옛 사랑을 잃었지만 신우와 애린이라는 새로운 사랑을 찾았고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도 있었다. 그는 이런 것을 포기해버린다. 사생결단의 선택을 하게 된 계기가 없다. 그는 자신의 몸을 태울 만큼 사랑하거나 분노했다고 보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다른 자살한 이주 노동자는 돈이라는 현실적 동기가 있었지만 카밀은 자신이 번 돈을 사비나에게 다 줘버리고도 아무렇지 않다. 그는 한국에 와서 고생할 필요도 없고 또한 죽을 동기도 없는 것이다. 그런 그가 왜 분신이라는 결말을 택하는지 그에 대한 설명이 너무나 요구되지만 작가는 두리뭉실 넘어갔다. 그래서 러브 스토리의 완성을 위한 카밀의 죽음이라는 테마가 필요했다고 보는 것이다. 카밀의 감정의 변화를 좀 더 쫓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참고 자료
나마스테
박범신 지음. 한겨레신문사 2005.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