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영화]역사 속 `진실` 찾기- <마르탱 게르의 귀향>을 보고

소개글

영화, 역사서 <마르탱 게르의 귀향>을 역사가의 상상력이라는 측면에서 분석한 글입니다.

목차

-미래의 역사가, 과거를 파헤치다.
-<마르탱 게르의 귀향>, 역사가의 상상력을 보여주다
-사료의 구멍 메우는 상상력,
과거의 ‘재현’인가, ‘창안’인가
-상상력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90%이상이 ‘거짓말’인 드라마 <대장금>
-중요한 것은 ‘진실’의 발견
-역사가의 상상력은 무죄

본문내용

재현의 문제에 대한 불만은 엉뚱한 데서 터져 나왔다. 영화 제작에 자문역으로 참여한, 프랑스 근대사의 전문가 나탈리 제먼 데이비스가 문제를 제기했던 것이다. 물론 그녀가 영화 속에 ‘재현’된 과거가 ‘거짓’이라는 주장을 한 것은 아니었다. 그녀가 지적한 것은 영화가 가진 시․공간적 한계와 거기서 비롯된 의도치 않은 왜곡이었다. 가령 게르 집안이 바스크에서 이주해왔다는 것을 생략함으로써 피에르 게르나 진짜 마르탱의 행위 동기를 불명확하게 해, 결국 이들을 악인으로 보이게끔 묘사했다는 점, 당시 농촌 사회에서 여성들이 재산권에 접근할 수 있는 정도에 대한 언급을 회피함으로써 베르트랑드의 행위 동기 역시 사랑과 모성에 국한되어 있었던 것처럼 오해하게 만들었다는 점 등이 그러했다. 뿐만 아니라 영화가 가진 폐쇄성 또한 그녀를 회의에 빠지게 했다. 이는 그녀가 영화에 대해 “증거가 부적절하거나 혼란스러울 때 역사가가 의지하는 ‘아마도’와 ‘그랬을 법하다’라는 생각이 모두 빠져 있다” 라고 불편한 심정을 토로한 데서 잘 드러난다. 영상을 매개로 한 영화는 역사가의 ‘상상력’을 진실 그대로 받아들이게 함으로써 오히려 상상력의 장점, 개방성을 앗아가 버린다는 것이다. 그녀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반하여, <마르탱 게르의 귀향>이라는 동명의 저서를 써 냈다. 이 저작은 영화가 ‘잘라먹은’ 사회문화적 맥락을 되살려냄으로써 영화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실험적 시도였다.

참고 자료

곽차섭(2002). 미시사란 무엇인가, 푸른역사
차용구(2003), 로마제국 사라지고 마르탱 게르 귀향하다, 푸른역사
나탈리 제먼 데이비스(2000), 양희영 옮김, 마르탱 게르의 귀향, 지식의 풍경
“대장금, 중종을 떠나보내다”(2004. 3.18.), 노시경 기자,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