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 그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
- 최초 등록일
- 2005.08.06
- 최종 저작일
- 20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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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어쩌면 시게루는 버려진 것이다. 비록 감독과 카메라는 그를 그의 연인을 아주 평범하게 그려내고 있지만, 이미 그는 90년대를 살아가는 일본 청년을 대표하고 있는 것이다. 혼란과 혼돈 속에 자리 잡은 만성적인 외로움 속에 갇힌 전형적인 일본인이다. 그들은, 시게루는 세상으로부터 버려졌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시게루처럼 누구와도 의사소통하지 못하고, 철저한 외로움 속에 갇힌 것이다. 그런데도 감독은 아무렇지도 않게 보여주고 있다.
그 철저한 고독과 외로움이 아주 당연한 사실처럼. 이 영화의 촬영기법은 다큐를 보는 것같이 꾸밈이 없었다. 어색한 배우들의 표정들과 동작들. 뚜렷한 촬영기법 없이 대상물을 항상 가깝지도 멀지도 않는 거리에 두고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 이처럼 이들의 외로움은 이렇게 당연한 것이다.
그래서 시게루는 버려진 서핑보드이다. 아무리 세상에 나가려고 해도 결국엔 쓰레기통속에 갇힌다. 시게루는 BLUE BURRY이고 이것은 쓰레기통 속에 갇힌 고독이고 외로움이다. 그 외루움을 해소할 수 있는 길은 오직 서핑보드를 타고 바다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결국 세상속에 나가지 못하는 시게루는 서핑샾 앞에서, 버스 문앞에서 진실을 직시하고 만다. 잔잔함으로 보이는 넓고 깊은, 파도치는 위험한 바다를 매일 보면서. 그리고 새로운 서핑보드를 사서 바다로 나가는 행위를 연습한다. 서핑을 통해서.
시게루의 바다는 넓은 세상이 아니라 그가 추구하는 이상향이고 아름다운 곳이며 엄마의 품이다. 결국 모든 것이 귀결하는 곳이고 그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전 재산을 털어 서핑보드를 산 것이다. 그리고 서핑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진지하게 확인한다. 자신의 존재를 자신의 존엄성을, 바다에서 증명해 보인다. 그리고 서핑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엄숙한 행위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제는 제법 서핑을 탈 수 있을 때, 자신의 존재를 어느 정도 알리고서 그는 바다 속으로 소리 없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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