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프랑스 20세기의 문학사의 한 경향인 누보 로망과 누벨 바그는 여전히 우리에게 애매모호하고 난해하다. 그러나 대표적 누보 로망 작가인 알랭 로브그리예의 『질투』라는 작품에 드러난 <시선의 문제>를 통해 우리는 보다 누보 로망에 가까이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소설 및 영화의 차이를 제외하고서라도 로브그리예적 글쓰기가 잘 반영된 이 작품 안으로 들어가 보자.
목차
Ⅰ. 서론
Ⅱ. 본론
1. 서술자
2. 시각적 역할
3. 주체와 객체로서의 바라보기
Ⅲ. 결론
본문내용
1958년 《에스프리》지는 베케트 ․ 뷔토르 ․ 뒤라스 ․ 로브그리예 등으로 누보 로망(Nouveau Roman) 작가들의 명단을 처음으로 작성하게 되며, 이어 다른 이름 또한 첨가된다. 그러나 이들을 한데 묶는 이론적 혹은 단순한 경험적 연관성을 명시하게 어렵게 되자, 아방가르드(avant-garde)라는 명칭으로 마구잡이로 분류해 버리게 된다. 누보 로망은 신화인가라는 장 리카르두의 질문에, 로브그리예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어찌됐건 누보 로망이 처음에는 하나의 신화였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 어찌 보면 우연으로 말미암은 몇몇 상황이 일부 작가들을 규합하는가 하면 다른 작가들에 대하여는 침묵을 지켰다….” 물론 누보 로망 작가들의 유사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프랑스의 전통 소설을 거부하고, 새로운 서술체의 언어를 탐색하며, 무엇보다도 독자는 작가가 그랬듯이 세계와 자신과의 관계를 재창조해 보도록 유도된다는 등의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젠 수많은 작가들 및 비평가들 역시 로브그리예를 <시선의 유파 école du regard> 혹은 <대물(對物) 렌즈의 소설 roman objectif>이나, <미뉘 파 école de Minuit> 등의 호칭으로 부르기도 했었다. 그러나 특유의 새로운 소설의 형식을 찾고, 인간과 세계 사이의 새로운 관계들을 표현 혹은 창조하려 노력했던 로브그리예에게 있어, 이것들은 일종의 선입관이나 고정관념으로밖에는 생각되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 가지 중에서도 특히 비평가들이 견디지 못하는 것은 예술가들이 자기 의견을 설명하는 것이었다. 그는 세 번째 소설인 『질투 La Jalousie』를 발표하고 나서 그와 같은 사실을 완전히 깨달았다. 『질투』라는 작품은 로브그리예가 1957년 세상에 내놓은 작품으로서, 관찰자가 A...라는 여자와 프랑크라는 남자의 사건을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시되는 것은 바로 ‘시선(視線)’이다. 누구의 눈으로 보고, 누가 말하는가에 대한 수많은 논의를 제외하고서라도,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적어도 한번은 시선의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시간 및 공간의 일탈(逸脫)과 더불어 필연의 결과를 요하지 않는, 로브그리예적 글쓰기의 세계에서, 우리는 이제 서술자와, 주인공과 사물들의 시각적 역할 등을 통해 시선의 문제에 보다 가깝게 접근해 보고자 한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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