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 최초 등록일
- 2005.06.10
- 최종 저작일
- 2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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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꿈틀거리던 의무감은 뭉그러지고 뭉그러져 부끄러움이 되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저자를통해 알려지게 된 조선시대 문인의 유명한 말이다. 그리고 답사를 떠나며 독자들에게 저자가 던지는 화두(話頭)이기도 하다. 나는 얼마만큼 알고 있을까, 문장과 문장, 행간을 눈 안에
정신없이 담는 도중에도 가끔 멍하니 생각했던 문제이다. 정말 나는 얼마나 알고 있는 걸까.
아니 그 전에 나는 얼마나 사랑하고 있을까. 저자는 답사를 올바로 가치 있게 하려면 그 땅의 성격, 즉 자연지리를 알아야 하고, 그 땅의 역사, 즉 역사지리를 알아야 하고, 그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내용, 즉 인문지리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문화지리라는 성격을 갖는 답사는 이런 바탕에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가진 지식의 바탕이라고는 고작 고리타분한 교과서의 내용들이 전부였고 그나마도 사랑에서 비롯되어 갈구(渴求)되는 지식이 아니라 시험지를 채우기 위해 필요한 지식들뿐이었다. 그래서 내게는 문화 유산 하나 하나에 담긴 선조의 혼이나 정신보다는 이름 하나를 더 외우는 것이 더 중요했다. 강진, 해남부분을 읽을 때는 남도는 내가 가보지 못한 곳이라는 사실로 그 부끄러움의 밀도를 낮추려고 애썼다. 하지만 경주 부분을 읽을 때는 빠져나갈 곳이 없었다. 중학교 고등학교 수학 여행의 장소로 너무도 익숙하던 곳이었으니까. 석가탑, 다보탑을 보며 나는 무슨 생각을 했었지? 석굴암에서 나는 무엇을 느꼈었지? 부끄러운 일이었다. 늘 따분한 곳으로만 생각했던 경주였다. 수학 여행 장소가 공지 될 때마다 입버릇처럼 “ 몇 번째냐 몇 번째, 어디에 뭐 있는지 진짜 다 외우겠다. ” 라고 탄식했던 나였다. 그런 마음가짐이었으니 어찌 부끄럽지 않을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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