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학] 입 속의 검은 잎
- 최초 등록일
- 2005.04.23
- 최종 저작일
- 20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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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기형도 시인의 작품집 [입속의 검은 잎]을 읽고 쓴 감상문입니다. 국문과 학생이 순수 창작하여 쓴 글이기 때문에 잘 짜여진 구성과 논리적 전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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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시를 쓴다는 것은 자신의 알몸을 던져 세상을 비추는 것이다. 알몸과 함께 내부의 모든 숨소리까지 토해내야 하는 시인의 몸짓에 나는 항상 경의로움을 느낀다. 한낱 사랑과 이별의 신세타령에 지나지 않는 말장난 같은 시를 보며 흥분하던 여중생 시절의 내 모습을 생각해 본다. 그 때의 난 시를 본 것이 아니라 유치한 유행가 가사에 지나지 않는 낙서에 빠져들어 있었음을 말이다. 이러한 회고를 끌어내는 강인한 힘을 지닌 작품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비로소 ‘시’를 마주 대할 수 있었다.
기형도 시인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너무도 유명한 작품 ‘질투는 나의 힘’을 통해서였다. 갓 대학에 입학했을 쯤 내가 마주하게 된 그 작품은 나로 하여금 적지 않은 힘을 실어주었다. 시의 힘을 알려주었고 시를 쓰고 싶다는 욕구를 깨워주었다. 시를 쓰기가 왜 그토록 어려운가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계기이기도 했다.
[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 이 대목은 시인의 자기고백이자, 모두의 회고록에 한 줄로 남을 만한 진리라는 생각을 했다. 당시의 나는 스스로에 대한 사랑과 내가 찾아 해맨 사랑에 대한 갈구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했었다. 나 역시 단 한 번도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었음을 깨닫게 된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무엇보다 이기적인 존재가 인간이라는 사실을 곳곳에서 언급하던 나였기에 그 이기심에 대한 영리한 판단을 내릴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어야 할 이기심의 근본 성향이 타자와의 사랑에 대한 목마름 앞에서 얼마나 보잘 것 없이 무너지고 있었는가. 누구도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현실 앞에서 ‘질투’ 하나를 자신의 힘이자 희망의 내용이라 말하는 시인의 마음을 읽어보았다. 그렇다면 시인이 말하는 ‘질투’란 자신 마음 안에서 찾을 수 있는 ‘질투’가 아닌 타인의 것을 뜻하고 있는 것인 듯하다. 보잘 것 없는 스스로에 대한 비관에서 자신을 향한 타인의 질투가 지닌 힘을 일깨운 그의 생각에 찬사를 보낸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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