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역사] 자라파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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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6년 10월31일 화요일,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를 출발한 기린 한 마리가 마침내 프랑스 땅에 첫발을 내디뎠다. 매일매일 95리터씩 우유를 대는 젖소 몇 마리와 함께 파리에 도착한 순간, 사람들은 난생 처음 보는 이 가늘고 긴 초식동물에 홀딱 반해버렸다. 파리 시민의 8분의 1이 자라파를 보기 위해 식물원 티켓을 끊었다고 하니 자라파의 지지리 고생은 헛된 것은 아니었나보다. 자라파 독감, 자라파 머리, 자라파 패션, 파리가 온통 자라파로 물들었다. 이 어린 기린의 시선으로 보면 파리 사람들의 호들갑이 터무니없이 신기하게 생각됐을지도 모르겠다. 아폴로호가 달에간 그해 눈병이 크게 돌았을 때, 그 이름이 아폴로 눈병이 된 사건과 유사한 사건이라는 생각이든다. 이 책은 자라파가 18년 동안 파리식물원에 안착해 살고 있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자라파는 그 후 3미터 50센티미터로 박제되어 '세나르에서 온 기린' 이라는 이름으로 한 박물관에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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