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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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효의 소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를 기억하는가. 작가는 잡다한 영화 지식으로 50년대의 궁핍했던 사회사를 재구성하고 있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 임병석은 영화 속의 환상과 실제 현실을 구분하지 못함으로써 사회로부터 소외당한다. 그가 필생의 역작을 완성하여 건네준 시나리오는 '완벽한 표절의 꼴라쥬'에 불과했는데, 바로 이 부분이야말로 안정효가 인식한 50년대의 현실이었던 것. 이 소설은 현재 영화 감독인 윤명길의 시선으로 사건이 서술된다. 화자(話者)인 윤명길은 고등학교 시절 다섯 명의 친구들과 '황야의 7인'이라는 모임을 만들고 영화에 몰입했었다. 그런데 이 중에서 임병석이라는 친구가 가장 광적으로 영화에 빠져 있었는데, 그의 별명이 바로 '헐리우드 키드'였다. 영화에 미친 임병석은 현실과 세상을 모두 영화적으로 해석하고 또 영화적으로 삶을 꾸려나갔던 영화광이었다. 이때 영화란 이들에게 누추하고 고통스러운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단 하나의 통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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