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감상] 함민복 시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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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産』-돼지의 일생1-

시인은 지금 돈사에서 새끼돼지를 받아내면서 산고를 치뤄 낸 어미돼지의 모습 속에서 어머니의 삶의 모습을 되새기고 있다.그 모습은 가난과 슬픔으로 빈틈이 없이 채워져 있다. 실제로 낱말들간의 간격을 없애버리는 기교를 사용함으로써 시인은 어머니와 세상이 가난과 슬픔을 통해 한 치의 틈도 없이 결합되어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어머니와 자신의 삶 또한 가난과 슬픔으로 '탯줄'처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어머니와 그는 '눈물'이라는 '교집합'을 간직하고 있다. 그런 '교집합'을 간직하고 어머니와 같은 삶의 모습을 후대에 물려주고 싶다는 마음을 품은 시인의 생각은 매우 선량한 동시에 소극적인 것이기도 하다. 그것은 현실에 대하여 '빗금을 그어온' 자세이며 현실과 맞부딪치려는 태도가 아니다.
그런데 현실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는 어머니의 삶의 모습에 대한 공감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사회적인 현실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그 사회적인 현실은 그에게 자신의 삶에 대한 주체적인 반성과 계획을 마련하지 못하도록 강요한다.

참고 자료

※참고문헌
함민복, 『우울氏의 一日』, <세계사>, 1990
함민복, 『자본주의의 약속』, <세계사>, 1993
함민복,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창작과 비평>, 1996
박덕규, 『서정시가 있는 21세기 문학강의실』, <청동거울>, 2001
정효구, 『시 읽는 기쁨』(한국 현대시인 25인과 만남),<작가정신>, 2001
이승훈, 『한국 현대시 새롭게 읽기』, <세계사>, 1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