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현장답사기
- 최초 등록일
- 2003.06.30
- 최종 저작일
- 20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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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민속현장답사기'라는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민속현장을 답사해야 했지만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었다. 처음 '민속문학의 이해'라는 과목을 선택할 때는, 졸업을 코 앞에 둔 4학년 2학기에 무언가 작은 활력소가 될 것만 같아서 수강 신청을 했건만 막상 눈 앞에 보고서, 과제가 들이닥치니 이만저만 바쁜 것이 아니었다. 솔직히 고백하건데, 마음만 먹으면 무슨 일인들 못할까 싶었지만 졸업준비와 교육대학원 면접, 시험과 취업 준비로 인해 마음을 먹기가 꽤 어려웠다. 과제를 포기할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매우 정신이 없는 상황이었지만, 민속현장을 직접 답사하지 못하는 대신에 차선책으로 민속박물관만이라도 다녀오자는 결심을 했다. 요즈음 날마다 대학원 입시 준비로 인해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이었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가기 싫다는 남자친구를 이끌고 민속박물관을 찾았다.
언제인가 한 번쯤 다녀온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민속박물관이 경복궁 안에 있다는 사실은 새삼 놀라웠다. 날이 좋으면 친구들과 함께 경복궁을 그토록 드나들었는데도 민속박물관이 바로 코 앞에 있는 줄도 모른 채 지나다녔던 것이었다. 한 나라의 수도에 살면서, 우리 나라의 민속을 설명하고 전시하는 민속박물관이 경복궁 안에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다는 사실은 조금은 민망하고 무안한 일이었지만 남자친구에게는 낯설지 않은 척하며 민속박물관으로 향했다. 표를 사고 주변 안내도를 보니까 낯익은 그림들이 눈에 띄었다. 바로 장승과 솟대였다. 수업 시간에 교수님의 설명을 통해 이미 익숙하게 보고 들었던 장승과 솟대인지라 거부감이나 낯선 느낌 없이 멈춰 서서 장승과 솟대의 그림을 눈여겨 보았다.
전시실로 들어가는 길 옆 야외에 장승과 솟대 그리고 돌탑의 모조품이 있었는데 모조품이라고 해도 실물과 비슷한 크기였기 때문에 단번에 눈에 띄었다. 제일 먼저 석장승들이 있었는데 강의 시간에 장승의 사진을 접해본 탓에 친숙한 느낌 이었다. 장승들은 굉장히 다양한 출신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들은 다양한 출신만큼 표정도 참 다채로웠다. '관룡사 석장승'(경남 창녕군 창녕읍 옥천리)은 무뚝뚝한 표정 때문에 잡귀들이 말도 못 붙일 것 같았고 '문화동 벅수'(경남 통영시 문화동)는 뭐가 좋은지 실실 웃고 있는 모습이 참 여유롭고 친근해 보여 어떤 잡귀든 잘 타일러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강의 시간 도중에 교수님의 어린 딸이 마을 어귀에 세워둔 장승을 보고 우스꽝스럽다고 했던 말이 기억이 났는데, 내가 직접 본 장승들 역시 무섭거나 두려운 모습을 하고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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