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병연행록, 지기에 관하여

목차

1. 서론

2. 본론
2.1 세 명의 知己, 엄성ㆍ육비ㆍ반정균
2.2 朝·淸 문사들의 교류

3. 결론

4. 참고문헌

본문내용

1. 서론
살면서 한 가지 분야에서라도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기에 여러 방면에 걸쳐 그 능력을 인정받고 혁혁한 공功을 세운 사람을 가리켜 ‘다재다능’한 사람 혹은 ‘팔방미인’이라고 부르곤 한다. 그런데 조선후기를 통틀어 가장 다재다능했던 인물 한 사람을 뽑자면 단연 담헌湛軒 홍대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홍대용은 조선시대 최초로 지구 자전설과 과거제도의 철폐를 주장한 실학자로서 면모가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철학의 영역을 넘어선 자연 과학, 경학, 수학, 천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또한 거문고의 숨겨진 실력자라는 지인들의 전언을 보면 심지어 음악에도 조예가 싶었던 것 같다. “아름다운 이 땅에 금수강산에 단군 할아버지가 터 잡으시고……”로 시작하는 동요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에 홍대용이 이름이 실려 있지 않은 게 의문이 들 정도다.
이처럼 홍대용은 다재다능하고 새로운 문물과 제도를 받아들이는데 그 누구보다 관대하고 깨어있던 사람이었다. 그만큼 그의 개방적인 사상과 업적을 살펴보면 현대에 시사하는 점도 많고 연구해야 할 부분도 많다. 그렇지만 지면상의 문제로 본고에서는 홍대용의 뚜렷한 특징 중 하나인 18세기 북학파 문사들의 청조 인사들과의 교류에 대해 집중 탐구하고자 한다.
말하지 않아도 자신의 속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을 지기知己라 부른다. 누구나 이런 친구 한 명쯤은 있으면 좋겠지만 진정한 지기는 일생에 한 번 나타나지도, 나타나도 정작 인연을 이어가기가 힘들다. 조선의 실학자 홍대용에게는 이러한 지기가 무척 많았다. 박지원, 이덕무, 박제가 등 북학파와의 교류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홍대용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당시 조선 학자들이 경시했던 청나라 사람들과 거리낌 없이 어울렸다.
당시 조선시대는 숭명배청崇明排淸 사상에 입각해 청나라를 오랑캐로 인식하면서 청의 문물을 배격하는 정서가 지배적이었다.

참고 자료

송미령, ｢18세기 朝,淸 지식인들의 교류, 정치적 지향, 한중인문학포럼 발표논문집｣, 『한중인문학 포럼』, 2015.
정민, 『18세기 한중 지식인의 문예공화국』, 문학동네, 2014.
홍대용, 『을병연행록』, 정훈식 옮김, 도서출판 경진, 2012.
洪大容, 『湛軒書』, 韓國文集叢刊248, 韓國古典飜譯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