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골의 외투,코
- 최초 등록일
- 2003.05.30
- 최종 저작일
- 20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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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하나의 에피소드는 주어진 문화체계내에서 다양한 구조적 수준에 따라 하나의 사건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즉 어떤 텍스트에서는 주인공의 죽음이 대사건일 수 있는 반면에 다른 텍스트에서는 전혀 사건으로 인식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고골의 텍스트에서 플롯의 움직임은 언제나 독자의 예측을 좌절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사건은 있되 그 사건이 텍스트내의 세계에서 사건으로서 인식되는 방식이 관례적인 기대를 무산시키기 때문이다. 그의 작중인물이 가로지르는 의미론적 장의 경계는 주로 환상과 리얼리티간의 경계이며 그 결과 발생하는 사건은 따라서 다른 공상문학의 사건들과 유사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고골의 경우 이슈가 되는 것은 환상적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인물들의 반응이다. 그의 소설이 흔히 그로테스크란 용어로 정의되는 것도 바로 사건인식의 방식이 정상적인 궤도에 이탈해 있기 때문이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문학에 있어서 그로테스크란 <우스꽝스럽고, 괴상하고, 엉뚱하고, 기형적이고,부자연스러운 것>을 지시하는데 흔히 사용되는 개념이다. 그러나 고골의 텍스트가 그로테스크한 이유는 괴상하고 엉뚱한 사건 때문이 아니라 괴상하고 엉뚱한 사건이 수용되는 방식 때문이다.
단편「코」의 핵심적인 <사건>은 8등 문관 코발료프가 자신의 코를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는다는 것이다. 코의 상실은 물론 정상적인 리얼리티내에서는 발생할 수 없는 환상적이고 기괴한 사건이며 따라서 독자는 거기에 상응하는 인물들의 반응을 기대하는 된다. 그러나 「코」의 인물들은 전혀 예기치 않은 반응을 보인다. 우선 이발사의 아내는 빵속에서 코발료프의 코가 나오자 놀라움이 아닌 분노를 표명한다. <그러나 이 놀라움도 그의 아내를 사로잡은 분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발사 이반 야코블례비치의 경우, 놀라움을 표명하기는 하나 그가 놀라는 이유는 빵에서 코가 나왔기 때문이 아니라 코가 <구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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