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자의 <숨은 꽃>을 읽고 -숨은 꽃을 찾아서-
- 최초 등록일
- 2013.03.17
- 최종 저작일
- 2012.06
- 4페이지/ 한컴오피스
- 가격 1,000원
목차
1. 귀신사로 떠나는 여행
2. 뜸부기를 키우는 시인
3. 귀신사에서 나를 기다린 ‘숨은 꽃’ 김종구
4. 천재 지브란과 소설가 의사
5. 숨은 꽃
본문내용
발표를 할 현대문학 소설을 고르는 중에, 몇몇은 익숙하고 몇몇은 생소한 작가의 이름들 가운데에 ‘양귀자’란 작가의 이름이 눈에 띄었다. 내게 ‘양귀자’란 작가의 이름은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배웠던 ‘원미동 사람들’의 저자로 익숙하였다. 고등학교 시절 그 소설을 배울 때 굉장히 흥미롭고 재미있게 배웠던 기억이 떠올랐다. 문학 작품에서 주제의식을 찾는 데에 항상 어려움을 겪는 나는, 비록 그녀의 소설을 읽어본 것은 ‘원미동 사람들’이 전부임에도 불구하고, 그 소설의 강력한 인상 때문인지 그녀의 다른 소설 또한 ‘원미동 사람들’과 같은, 일상적이고 친근한 느낌이 들 것이라 예상하였다. 그러나 다른 단편들에 비하여 길이도 제법인 이 소설은 읽는 동안 내내 아리송하고 관념적이란 느낌이 들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진행되는 이 소설은 작가의 자전적인 글이라, 마치 소설이 아닌 에세이를 읽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그런지 어떤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아니라, 작가와 함께 귀신사로 여행을 떠나며, 화자가 보고 느낀 바를 같이 경험하고 구경하고 있다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1. 귀신사로 떠나는 여행
작가는 슬럼프에 빠졌다. 평소 글이 써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훌쩍 여행을 떠나는 동료들을 보며 저것이 온전히 소설을 위한 여행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소설이란 「성실하게 삶을 더듬다 보면 운좋게 주어지는 그런 부산물.」(112p) 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미로에 빠져 더 이상 좌표를 읽을 수 없게 된 작가는 결국 여행을 결심하지만, 그마저도 확신이 들지 않아 여행을 떠나는 내내 불안하기만 하다.
「누가 뭐라 말하든, 나로서는, 단편이란 양식의 소설이란 작가의 고백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해왔었다. 어떤 내용을 담았건 그것은 작가의 고백이거나 기도 같은 것이었다.」(126p)
소설이란 작가의 ‘고백이거나 기도’라고 생각하고 있던 작가에게, 고백할 것이 떠오르지 않아 고백할 것을 억지로 찾아 나서는 과정이 탐탁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어쩌면 실제 고백하려고 하는 무언가를 집어내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작가는 속이 가득 차서 곰팡이가 풀풀 피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느끼는 머릿속의 상태를 환기시킬 계기가 필요했던 것이다.
참고 자료
양귀자,「숨은 꽃」, 이남호, 『옛 우물에서의 은어낚시』, 작가정신,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