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의 시간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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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러시아 그리고 레닌에 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사회주의를 먼저 떠올린다. 막스의 사상을 차용하였으나 막스식이 아닌 레닌의 보다 급진적인 생각이 맞물려 이루어진 결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른다. 더욱이 레닌에 대해서는 권력에 대한 부정적인 집착처럼 떠올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것은 70-80년대 그리고 그 이전의 시기까지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반공 사상과 그 맥락을 함께한다. 그 당시의 시점에서는 북한이라는 주적이 가지고 있는 사상의 뿌리인 공산주의, 그리고 그러한 공산주의 국가를 만들어낸 레닌이라는 지도자는 악마의 화신이었으며, 썩어빠진 부패의 상징처럼 보였다. 실상, 지금의 공산주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은 레닌보다는 스탈린의 공산주의에 가깝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 사실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또한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혁명의 시간은 그 의미가 남다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혁명의 시간에서는 러시아의 2월 혁명에서부터 10월 혁명에 이르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떠한 책에서는 3월 혁명과 11월 혁명이라고 기술하지만 러시아는 율리어스력을 따르므로 1달정도의 차이가 난다.) 러시아는 120일간의 역동의 순간을 겪는다. 혹자는 러시아 혁명, 특히 10월 혁명은 우연의 결과라고 이야기하였고, 또 다른 이들은 볼셰비키가 치밀하게 계획한 결과라고 바라본다. 이 책의 저자 알렉산더 라비노비치는 후자의 견해를 지닌 역사가이다.
알렉산더 라비노비치는 볼셰비키의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유대계 러시아인 집안 출신으로, 그의 초기 역사관은 기존 미국 측 역사가가 그러했듯 소수에 의해 이루어진 쿠데타로 러시아 혁명을 바라봤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는 그가 새로운 자료를 접하고 그 자료를 토대로 기존 자료를 다시 해석하는 과정에서 변하게 된다. 그는 볼셰비키를 러시아의 인민들에 대해서 가장 유동적인 집단으로 보았으며, 구소련에서 주로 하였던 레닌에 대한 일종의 절대적인 환상에 대해서도 재구성하여 레닌의 뜻대로만 이루어졌던 것이 아닌 시대의 맥락 속에서 상황이 전개 되었음을 이야기한다. 즉, 그가 바라본 10월 혁명은 자주적이고 굉장히 역동적이며 복잡한 과정을 지닌 ‘민중에 의한 혁명’이었다.

참고 자료

알렉산더 라비노비치, 혁명의 시간, 류한수, 교양인, 2008
네이버 캐스트 “레온 트리츠키”
네이버 캐스트 “레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