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명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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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 중요 인물 중에 정우가 함께 해야하지 않느냐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정우는 현이가 발병이 되게 한 원인이자 광식의 본연의 마음을 숨기게 한 연유이다. 또한 어머니 순영이 시장 통에서 하던 나물장사마저 포기한 채 찾아다니며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아들이다. 하지만 정우는 피해자인 동시에 피해자가 아니다. 현이의 고발로 인해 아무도 모르게 사라진 채 주검으로밖에 나타날 수 없는 존재이지만, 어머니 순영에겐 강인함을, 앞으로의 세계에 대한 희망을 나타내는 존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양귀자의 '희망'과 같은 소설에서 우리는 옛 기억을 직접 체험하지는 못했지만 알아가게 된다. 언제나 영상 매체나 언론 매체에서 385세대들이 이야기 하고 논하는 막걸리를 마시면서도 시대를 논하고 수류탄 가스를 무서워하지 않은 채 우리나라를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지울 수 없는 현실의 실태와 아픈 상처들, 이것들을 기억하고자 논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것들을 잊는다면 이제까지 겨우 이룩해온 민주주의가 (그렇다고 현재 민주주의가 뿌리 박혀 우리나라가 좋은 나라라는 것은 분명 아니다.) 더 하찮아 지는 동시에 다시 그 권위는 땅으로 떨어질 것이다. 극의 내용뿐만 아니라 그 흐름도 역동적이고 힘있던 '실비명'은 연극이나 영화로도 꼭 한번은 보고 싶은 작품이다. 수업에 참여하지 못한 채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혼자만의 영상을 만들어 보기도 하지만 역시 그 힘을 느끼고자 하면 무대를 직접 체험하는 방법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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