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사랑으로 남은 시, 심원(沈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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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나라 시대에 지어진 한시 심원과 차두봉을 읽고 쓴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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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시가 공부를 하며 인터넷에서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던 도중 당시와 송시의 차이점을 한 문장으로 짧게 요약해 놓은 글을 발견했다. 바로, 당시는 이정위주(以情爲主)요, 송시는 이의위주(以義爲主)라는 것인데, 풀어 말하면 당시는 감성에 치중해 정을 드러낸 시이고, 송시는 이성적으로 도리에 관해 쓴 시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물론 시대와 작가마다 다르게 적용되는 이야기겠지만 이는 또한 내가 1년여에 걸쳐 당시와 송시를 배우면서 느껴왔던 바이기도 하다. 물론 이것을 가지고 당시와 송시의 우열을 가릴 수는 없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당대 사람들의 풍부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당시에 더 큰 흥미를 가져왔다. 이 때문에 송시를 배우면서는 죽 큰 열정 없이 공부를 해왔다. 그러던 중 송시는 다 재미가 없을 것이라는 나의 편견을 깨준 것이 바로 육유(陸游)의 시이다.
육유의 시가 내게 이처럼 흥미롭게 다가왔던 것은 바로 그가 송시에 당시와 같은 강렬한 서정을 부흥시킨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초기에는 비록 기존의 강서시파의 시풍을 따라 수사와 기교를 중시했지만 이후 형식에 치중하기보다 내용을 중시하며 시에 자신의 강렬한 감정을 표출해냈다. 육유는 오십 평생을 살며 중국의 시인들 가운데 가장 많은 시를 남겼는데(9300여 수), 그 중 대다수는 그의 우국충정을 드러내는 애국시였다. 그는 강한 항전주의자로서 주화파의 미움을 무릅쓰고도 시에 그의 애국심과 금나라에 대한 강렬한 적개심을 드러내곤 했다. 이러한 이유로 육유가 애국시인이라 불리지만, 한편 육유가 남긴 시의 또 다른 축을 이루는 시들은 그의 ‘부드러운 서정’을 드러낸다. 그 중에서도 내가 특히 매료되었던 것은 그의 첫 부인 당완(唐琬)과의 사랑을 소재로 한 심원(沈園)과 차두봉(釵頭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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