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원의 「은비령」(굿북)을 읽고 - 스비스조드로 날아가는 날갯짓 소리를 듣다
- 최초 등록일
- 2010.04.19
- 최종 저작일
- 20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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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이순원의 「은비령」(굿북)을 읽고 직접 쓴 독후 에세이입니다. 짜깁기한 글이 아니므로 독후감이나 리포트를 쓰는 데 도움이 되실 겁니다. 글의 처음 부분을 그대로 올려보겠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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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처음 「은비령」을 만난 건, 중학교 2학년 국어교과서에서이다. <사전을 찾아가며 읽는 즐거움>이라는 소단원에서 작가가 이야기한 ‘영원의 하루’라는 시간이 내 삶으로 들어와 고고한 빛깔로 초침을 돌리기 시작했다. 스비스조드의 거대한 바위가 작은 새 한 마리의 부리에 의해 다 닳아지는 시간, 「은비령」은 그 ‘영원의 하루’가 모두 저물기 직전, 그리고 바로 그 다음날이 시작되기 직전의 이야기이다.
0시 00분 - 우주의 모든 별들이 각자의 주기대로 우주의 공간을 표령하다가 어느 순간 서로가 서로에게 자신의 궤도를 내어주는 때가 있듯이, ‘인간의 시간’과 ‘영원의 시간’ 또한 어느 한 지점에서 제 시축(時軸)에 서로의 시간을 내어줄 때가 있다. 그 순간 ‘나’는 은비령의 꼭대기에서 내리막길로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영원의 시간’에 진입하게 되고, ‘인간의 시간’이 ‘영원의 시간’과 중첩되면서 ‘나’는 ‘선혜’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나’가 ‘선혜’를 만나러 가는 길에 갑자기 차를 돌려 은비령으로 향했던 것도, 은비령에서 기적처럼 ‘선혜’를 만나게 되는 것도 ‘인간의 시간’ 속에서는 우연일 수 있겠지만, ‘0시 00분’이라는, ‘나’가 굳이 에돌아 온 ‘영원의 시간’ 속에서는 윤회에 이르기 위해 필연적으로 일어난 일들이었다. 그것은 ‘나’가 ‘선혜’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무려 7일이라는 시간을 들여 북경에서 돈황까지 최대한 우회하여 간 것과 비슷한 이치일 수 있다. ‘가도 가도 끝없는 길 위에 몸으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을 때’가 되어서야 ‘나’와 ‘선혜’는 비로소 공전의 궤도를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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