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황야의 이리를 읽고<독후감상문>

소개글

황야의 이리를 10대 후반에 읽고 그 10년 뒤 다시 읽은 후 독후감을 쓴 것인데, 융의 심리학을 공부한 뒤에 보는 헤세의 작품은 다른 방향으로도 볼 수 있었습니다. 독후감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이 책을 내가 처음 읽었던 때는 헤세의 작품들에 심취해 있던 고 2때 후반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뚜렷한 감흥을 느끼기 보다는 문장들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로 10여 년이 흘렀다. 10여 년 동안 내가 변했다고는 생각했지만, 그것이 실제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는데 이 책을 다시 읽으니까 정말 내가 많이 변했다는 걸 알았다. 약간 지루하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내용이 가슴깊이 와 닿으면서 이해되었다. 아쉽게도 그 시절보다 감수성은 줄었는지 문장의 미에 감탄하진 못했다. 애매하고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는 듯 한 기분을 가졌던 것이 과거의 느낌이라면, 이번에는 부드럽게 읽혔다.
놀랍게도 나는 이 책 속에서 ‘융의 심리학’을 읽은 후 알게 된 여러 개념들-아니마, 아니무스, 페르소나, 세도우-을 적용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이 개념들의 한계도 느낄 수 있었다.
‘황야의 이리’를 읽으면서 헤세의 다른 작품인 ‘데미안’이 참 많이 떠올랐다.
‘데미안’에서 주인공 싱클레어는 늘 신앙이 깊고 안정적이고 아름다운 부모님의 세계에 대한 동경이 있으나, 자신의 내면에는 악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밝은 면속에서만 살 수 없게 되고 두 세계 사이에서 방황하게 된다. 그러나 데미안에게서 영향을 받고 그는 ‘자신만의 길’을 살기 위해 애쓰기 시작한다. 즉, ‘데미안’ 전체의 내용은 바로 자신의 세도우를 인정하고, 그것이 나쁘고 어두운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구성하는 부분임을 알고 끌어안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참고 자료

헤르만 헤세 (1997), 황야의 이리, 박병덕 역, 육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