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규장전(김시습) 문제입니다
- 최초 등록일
- 2011.07.03
- 최종 저작일
- 20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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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이생규장전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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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최 처녀는 매일 저녁 화원에 나와서 이생이 오기를 기다렸으나 여러 달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다. 최 처녀는 이생이 병이 나지나 않았나 걱정이 되어 향아(香兒)를 시켜 몰래 이생의 이웃 사람에게 물어 보게 하였더니 이웃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였다.
“이 도령은 그 아버지께 죄를 얻어 영남 시골로 내려간 지가 벌써 여러 달이라오.”
최 처녀는 이 말을 듣고 상사병(相思病)이 나서 침상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였다. 그녀는 음식도 먹지 못하고, 말도 두서가 없었으며, 피부는 혈색을 잃었다.
최 처녀의 부모는 이를 이상히 여겨 그 병의 증상을 물어 보았으나 묵묵히 말이 없었다. 최 처녀의 부모가 딸의 상자 속을 들추어 보았더니 거기에는 딸이 이생과 서로 주고받은 시가 들어 있었다. 최 처녀의 부모는 그제야 놀라면서 무릎을 쳤다.
“아이구, 까딱 잘못하였더라면 나의 무남독녀 귀한 딸을 잃을 뻔했구나.”
그들은 딸에게 물었다.
“이생이란 대체 누구냐?”
일이 이쯤 되니 최 처녀는 더 이상 숨길 수 없어 목구멍에서 간신히 나오는 소리로 부모님께 솔직히 고하였다.
“고이 길러 주신 아버님과 어머님께 어찌 감히 사실을 숨기겠습니까? 저 혼자 가만히 여러 모로 생각하옵건대, 남녀가 서로 사랑을 느낌은 인간의 정리로서 중요한 일이옵니다. 그러므로 결혼의 좋은 시기를 잃지 말라는 것은『시경(詩經)』의 주남(周南)편에도 나오고, 여자가 정조를 지키지 못하면 흉하다는 것은『주역(註譯)』에 경계되어 있습니다. 저는 냇버들 같은 가냘픈 몸으로서 용색이 시드는 것을 생각지 않고서 절개를 지키지 못하여 옆 사람의 비웃음을 받게 되었습니다. 새삼 덩굴과 여러 이끼가 다른 나무에 의지해서 살 듯이, 벌써 위당(胃塘)의 처녀 행세를 하게 되었으니, 죄가 이미 가득차 수치가 가문에 미치고 말았습니다. 저는 장난꾸러기 도련님과 정을 통을 후에야 도련님께 대한 원망이 첩첩이 쌓이게 되었습니다. 저의 연약한 몸으로 괴로움을 참고 홀로 살아 가려니 사모하는 정은 날로 깊어 가고 아픈 상처는 날로 더해 가서 죽을 지경에 이르렀으니, 원한 맺힌 귀신으로 화해 버릴 것 같습니다. 부모님께서 저의 소원을 들어 주신다면 남은 목숨을 보존할 것이옵고, 만약 이 간곡한 청을 거절하신다면 죽음만이 있을 뿐입니다. 이생(李生)과 저승에서 다시 함께 만날지언정 맹세코 다른 가문에는 오르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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