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의 세번째 소설집 오빠가 돌아왔다 비평

소개글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 <퀴즈쇼>, <김영하 여행자 도쿄> 등을 발간하며 현대문학의 총아로 추앙받고 있는 김영하의 세번째 소설집, <오빠가 돌아왔다>의 비평문입니다. 어느 한 단편에 집중하기보다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큰 흐름을 보고자 했습니다. 크게 `관계` 를 `냉소` 와 `진지` 가 섞여드는 것으로 보며 `관계 맺기` 에 주목해 보았습니다.

목차

Ⅰ 들어가는 말: ‘달라진’, 오빠가 돌아왔다
Ⅱ 이름의 등장, 그리고
Ⅲ 관계 얽기: 어떻게 그들의 관계는 얽혀드는가
Ⅳ 사람은 어떻게 죽어가는가: 냉소와 진지 사이에서
Ⅴ 갈등의 원인: 냉소, 진지함을 동경하다
Ⅵ 나오는 말: 오빠가 돌아왔다, ‘가족’ 을 재결합하러
Ⅶ 참고한 책

본문내용

Ⅰ 들어가는 말: ‘달라진’, 오빠가 돌아왔다

김영하, 우리 문학계의 ‘오빠가 돌아왔다’. 단편을 발표할 때마다는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감수성을 드러낸 문제작’ 이라는 평을 들었고, 장편을 발표할 때마다는 ‘감각적이고 속도감 넘치는 문체 대신 묵직한 주제의식이 돋보이는 작품’ 이라는 상반된 평을 들었던 그가,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차세대 작가로 손꼽히는 화려한 이력의 그가, 이번에는『호출』(1997),『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1999) 이후 5년만에 세 번째 소설집『오빠가 돌아왔다』로 돌아왔다. 그러나 돌아온 오빠는 좀, 변했다.

오빠가 돌아왔다. 옆에 못생긴 여자애 하나를 달고서였다. 화장을 했지만 어린 티를 완전히 감출 수는 없었다. 열일곱 아님 열여덟? 내 예상이 맞다면 나보다 고작 서너살 위인 것이다. (……) 아빠는 내 이 연놈들을 그냥, 하면서 방에서 야구방망이를 들고 뛰쳐나와 오빠에게 달려들었다. 오빠의 허벅지를 노린 일격은 성공적이었다. 방망이는 오빠 허벅지를 명중시켰다. (……) 그러나 계속 당하고 있을 오빠는 아니었다. 아빠가 방망이를 다시 치켜드는 사이 오빠는 그레코로만형 레슬링 선수처럼 아빠의 허리를 태클해 중심을 무너뜨렸다. 그러고는 방망이를 빼앗아 사정없이 아빠를 내리쳤다. 아빠는 등짝과 엉덩이, 허벅지를 두들겨맞으며 엉금엉금 기어 간신히 자기 방으로 도망쳐 문을 잠갔다. (「오빠가 돌아왔다」, 43~44쪽)

소설집『오빠가 돌아왔다』의 표제작인 단편「오빠가 돌아왔다」는 매우 발칙하면서도 발랄한 소설이다. 열여섯에 집을 나갔던 오빠가 스물이 되어서 열일곱의 계집애를 데리고 돌아온다. 그런데 그런 오빠의 앞에서 아빠는 가부장의 권위를 세우기는커녕 오히려 오빠에게 맞다가 우스꽝스러운 모양새로 도망치고 만다. 주목할 만한 것은 그런 반인륜적인 상황에서의 화자의 반응이다. 화자인 열네 살 딸 ‘나’ 는 그런 아빠를 보고 “구제불능” (44쪽) 이라 칭하고, “나쁜 아빠 종합선물세트 같은 인간” (49쪽) 이라며 오히려 오빠의 편을 든다. 아빠는 자식에게 돈을 주기는커녕 돈을 강탈해가고, 떳떳하지 못하게 돈을 버는 알콜중독자에

참고 자료

김영하,『호출』(문학동네, 1997)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문학과지성사, 1999)
『오빠가 돌아왔다』(창비,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