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형 김현승의 시세계 연구
- 최초 등록일
- 2009.01.07
- 최종 저작일
- 20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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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현대 시인 다형 김현승의 작품을 통해본 시세계
목차
없음
본문내용
자연과의 친화와 교감
「푸라타나스」
이 시에는 자연과의 친화와 교감이 잘 나타나 있다. 자연의 상징인 플라타나스와 인간의 표상인 퍼스나로서의 <나>가 조응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 시기의 김현승의 시는 사회의 부조리나 왜곡된 삶 앞에서 체념하거나 신성으로 도피하지 않고 삶의 질적 신장을 위해 정면으로 맞선 인간수호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안경라, 「시인 김현승의 삶과 작품 세계」, 문예운동사, 2006, 39쪽.
플라타나스를 인격화시킴으로써 시의 내밀성을 심화시키게 된다. 따라서 앞의 두 연은 의인법의 중층 구조로 짜여진다.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푸라타나스/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라는 첫 연에는 자연의 예지가 드러난다. 자연은 무언으로 인간의 질문에 답하고 있으며, 그것도 선험적인 모습으로 제시되어 있는 것이다. 다음 연의 “너는 사모할 줄을 모르나/푸라타나스/너는 네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늘인다”라는 구절 속에는 자연이 침묵으로서 가르쳐 주는 사랑의 참뜻이 담겨져 있다. 그것은 자랑하거나 교만하지 않는 무언의 사랑이며, 바로 사랑의 실천적 모습 그 자체이다. 아울러 이 연에는 안분자족의 편안함이 깃들어 있다. 이처럼 자연은 인간에게 침묵과 무언으로써 삶의 예지와 참된 사랑을 하나하나 소중하게 일깨워 주는 데서 참뜻이 드러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연의 참뜻은 그것이 인간과 영원한 동반자 또는 공감자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3, 4연에서는 인간에게로 초점이 맞춰진다. “먼 길에 올 제/홀로되어 외로울 제//푸라타나스/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라는 구절 속에는 인생의 고단한 모습과 자연의 동반자적 모습이 제시되어 있는 것이다. 여기서 보면 자연과 인간이 단순한 친화가 아닌 교감으로 맺어지게 되는 것이다.
5연에서는 “이제 너의 뿌리 깊이/나의 영혼을 불어넣고 가도 좋으련만”이라는 교감의 일치를 보여주는데 여기서 인간의 유한성이 드러나게 된다. 자연과 인간은 신 앞에서 피조물로서의 한계를 지닌다. 이 때문에 인간은 고독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은 자연은 물론 삼라만상의 근원적 모습인 것이다.
여기서 한계 의식 또는 운명 의식이 드러나게 된다. 마지막 연의 “수고른 우리의 길이 다하는 날”이란 삶이 다하는 날, 바로 죽음의 시간이다. 인간이 마지막으로 도달하는 “검은 흙”의 죽음의 세계인 것이다. 죽음에 대한 깨달음과 함께 긍정의 모습이 보이는데 “아름다운 별”의 이상과 소망, “창이 열린 길”로서의 열린 정신과 곧은 마음이 바로 그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시는 <자연 - 인간 - 신>의 관계 속에서 삶의 본성을 응시하면서 삶을 긍정하고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꿈과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참고 자료
손광은, 「김현승 시의 이해」, 문학춘추사, 2006
안경라, 「시인 김현승의 삶과 작품 세계」, 문예운동사, 2006
유성호, 「현대시사 100년 현대시의 고전을 읽는다17-사라짐으로써 영원에 이르는 시적 사유-김현승의 시」, 시안사, 2003
최문자, 「김현승 시 연구 - 절대고독에 나타난 기독교적 비극성을 중심으로」, 돈암어문학회,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