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학의 비인 탄생 작품론

소개글

장용학의 비인 탄생에 관련된 레포트로 논문 형식입니다.

목차

1. 들어가며
2. 세상에 내던져진 신의 아이들
3. 인간이길 포기함으로써 더욱 인간다워진다
3.1 ‘아홉시 병’의 우화적 알레고리
3.2 존재의 본래성 회복 혹은 자연 상태로의 회귀
4.나가며

본문내용

그의 소설을 읽으면서 필자가 느낀 것은 극렬한 슬픔이었다. 현실은 지독하게 암울했고 무엇 하나 낭만적이지 않았다. 현실은 문드러지고 찢겨지고 훼파(毁破)되었으며 유토피아는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 주인공 지호의 어머니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유치장에 잡혀 들어간 지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다가 굶어죽고 말았다. 그리고 그 시체를 까마귀가 잔인하게 파먹었다.
조장의 풍습이 있는 나라에서도 시체가 생기면 새들은 꼭 사람의 눈알부터 파먹고는 한다고 그랬다. 그를 기다리다 애처롭게 숨지고 만 어머니의 시체는 한쪽 눈알이 사라져 있었다. 아들은 어머니의 시체 앞에서 오열하며 부디 자신을 용서하지 말라고 외쳤다. 그리고 그는 어머니의 시체를 화장하며 서서히 미쳐간다.
“어머니! 용서하세요. 이렇게 끝나리라고는 정말 몰랐어요! 이렇게 끝나리라고는. 아 어머니 용서해 주세요! 어머니…….”
그렇게 용서해 달라고 빌던 아들은 머뭇하더니 용서 빌기를 그만두는 것이었다.
“용서해서는 안 돼요! 용서하지 말아요! 용서해 주면 전 몸 둘 곳이 없게 돼요. 어머니를 뵐 수도 없게 된단 말이에요! 어머니, 저를 꾸짖어 주세요! 저를 그래도 아들로 보신다면 꾸짖고 때리고 차 버려 주세요! 어머니……." 장용학, 『장용학문학전집 1』, 국학자료원, 2002, p 361.
장용학이 지니고 있는 문학 세계의 특징은 한 마디로 그것이 사실과 관념의 혼합으로써 형성되는 세계라는 점이다. 처절한 삶의 현장이 묘사되는 와중에도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은 철학적 사고를 잃지 않고 그것은 때로 우스꽝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비인간적(非人間的)이다.
어머니의 시체 앞에서 오열하는 주인공은 미쳐가는 광인의 천재적인 두뇌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그 와중에서도 실존주의 철학을 부르짖는 작가의 성실한 대변자이다. 이성이 마비되어버릴 정도의 극한의 아픔 속에서 삶의 의미를 성토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차라리 희극적이며 인위적이다.

참고 자료

<1차 참고 문헌>
장용학, 「나의 작가수업」, 『현대문학』, 1956.
장용학,「비인탄생(非人誕生)」4회,『사상계(思想界)』,1956.
장용학, 『장용학문학전집 1』, 국학자료원, 2002.
<2차 참고 문헌>
신경득, 『한국전후소설연구』, 일지사, 1983.
구인환 · 조남현 · 최동호, 「한국문학과 실존사상」, 『현대문학』, 1990.
방민호, 『한국 전후문학과 세대』, 향연,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