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화가의 제의성
- 최초 등록일
- 2008.11.08
- 최종 저작일
- 20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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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헌화가의 제의성입니다^^
목차
1. 수로부인 이야기의 특성
1) 주선과 임해정의 의미
2) 형성과 성격
2. 서사문맥의 제의적 해석
1) ‘꽃거리’ ― 제물의 대체
2) ‘용거리’ ― 죽음의 재생
3) 시가문맥의 성격과 기능
본문내용
2. 서사문맥의 제의적 해석
제의는 곧 집단의 안녕과 행복을 창조하기 위한 “굿”을 말한다. ‘거리’는 작은 굿인데, ‘거리’를 원용하여 <헌화가>를 부르는 사건을 ‘꽃거리’라고 하고, <해가>를 부르는 사건을 ‘용(龍)거리’라 부르겠다. 수로부인 이야기는 적어도 두 거리 이상으로 구성되었을 것인데, 결국 핵심이 되며 이전의 제의와는 변별적인 두 거리만이 기록 ․ 전승된 것이라 생각된다.
1) ‘꽃거리’ ― 제물의 대체
① ‘견자우(牽牸牛)’와 ‘방모우(放母牛)’
‘꽃거리’ 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노옹이 암소(자우, 모우)를 끌고 등장한다.
소는 일찍이 제의의 제물로 쓰여졌다. 부여에서는 군사에 관한 일이 있을 때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데, 소를 잡아 그 발굽으로써 길흉을 점쳤다고 한다. 또 무가(巫歌)에서도 “왼소머리 깃을 잡아 받으시구/ 큰 소는 허리 찍어 받으시구/…”라 하여 소가 제물로 바쳐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소는 일반적으로 대지와 달과 관련되어 풍요와 다산의 생생력(生生力)을 지닌 동물로 상징된다. 소가 제물로 선택될 수 있는 요인은 농경수단으로써의 기능성과 생생력의 상징성이다. 따라서 수로부인 이야기의 ‘암소’는 제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수로부인 이야기의 서사문맥에는 노옹이 암소를 끌고 있는 것으로(견자우), 시가문맥에서는 노옹이 암소를 놓는 것(방모우)로 관계가 ‘견(牽)’에서 ‘방(放)’으로 바뀌었는데, 이 관계의 변화는 유의성을 지닌다. 그 유의성이란 고대인들의 제의에 대한 사유이다.
신라의 기우제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첨해왕 7년에 가뭄이 들어 시조묘와 명산대천에 기우하였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진평왕 50년에 용의 그림에 기우하였다고 한다. 동일한 목적을 지닌 제의에 있어 그 섬기는 대상이 변화하였음을 알 수 있다. 또 퉁구스인이나 만주족들은 신이나 정령에는 특정한 제물을 바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제물을 구할 수 없는 상황 발생 시 제물을 대체한다고 한다.
제물에는 주술적인 힘이 내제되어 있어 신이나 정령에게 무한한 힘을 발휘하며, 그들을 굴복시킬 수 있으며, 그들의 의지를 강제로 움직이게 할 수 있다고 고대인들은 생각했다. 제물은 신이나 정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의 하나이기 때문에 제물은 그들에게 유용하고, 흥미롭고, 매력적인 것이어야 했다. 따라서 제의의 효과를 획득하지 못하면 제물을 바치는 방법이 잘못되었거나, 제물이 효력을 상실한 것이라 생각했다. 제물의 대체는 이러한 인식의 결과라 볼 수 있다. 결국 제물의 대체는 제의 형태의 변화를 가져온다.
따라서 노옹이 제의의 공간에 ‘끌고 나오는 암소(牽牸牛)’는 이전의 방식대로 제의에 바쳐지는 제물이나, 나라에 발생한 위기가 너무 커 암소로는 제의의 효과를 획득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제물을 대체하여야만 했는데, 이 때 노옹이 ‘놓는 암소(放母牛)’는 제물로서의 효력을 상실한 제물이다. ‘견’과 ‘방’에는 제물의 대체라는 의미가 담겨있고, 이것이 이전의 제의와는 구별되는 변별성이다.
참고 자료
김광순, 「헌화가설화에 관한 일고찰」
『삼국사기』 권33, 잡지(雜志) 제사(祭祀.)
김태곤, 『한국무가집 1』(원광대민속학연구소, 19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