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 키드의 사랑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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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는 1963년 전북 고창군 상하면 하나대 마을에서 출생하여 세종대 영문과와 동국대 대학원 영화과를 졸업했다. 작가에 대한 개인적인 사항들 중 그의 작품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그의 유년 시절이다.
유하가 태어나서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은 하나대라는 작은 부락이다. 하나대는 유교의 가부장적 덕목이 철저하게 고수되고 있었던 전형적인 한국의 농촌이었다. 그리고 그의 기억속에 하나대는 인간에 대한 그리움이 있고 살아 있는 감각이 있는 곳으로 존재한다. 그리고 이것은 작가가 타락한 도시의 대안으로 자리잡을만한 새로운 하나대를 구축해내는 바탕이 된다.
위와 같이 화자가 기억을 바탕으로 상상을 통해 만들어 낸 하나대는 유하에게는 그리운 시간이며 대안의 공간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하나대와 관련된 그의 기억은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에 주로 나타난다.
또한 가부장적 전통이 지켜지던 어린 시절의 마을 분위기는 유하의 여성관에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유하는 그의 작품들에서 매혹적이면서도 위험한 존재로 나타나는 도시의 여자들과 현모양처 형의 하나대의 여자들을 비교하면서, 노골적으로 하나대 여성들만을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런 관점에 관해서는 비판의 여지가 많으므로 뒤에서 자세히 다룰 것이다.

그 이후 유하는 이사를 해서 사춘기 시절을 서울에서 보내게 되었는데, 이때부터의 기억은 자전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그의 시집 세운상가 키드의 사랑에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다.
B급영화, 느와르, 포르노 혹은 삼류에로영화. 유하의 시를 떠올릴 때는 주류에서 빗겨선 혹은 주류로부터 추방당해 `햇살에 의해 남김없이 저격`될 수밖에 없는 그런 이미지를 생각하게 된다. 세련되지 못한 조금은 퇴폐적이라고 할 수도 있는 이미지들은 햇살의 세계가 보여주지 못하는 우리의 삶을 솔직하게 드러내준다. 도시의 뒷그늘이 혹은 뒷골목이 여전히 삶의 주요한 자리인 것을 숨길 수 없듯이.
사춘기시절 도색잡지를 가슴한켠에 숨기고 어둡고 구석진 곳을 찾아 다니던 두근거림이 삶을 알고자 하는 호기심으로서 생을 이끌어왔을지도 모른다. "욕정이 없었다면 생도 없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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