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행시 감상
- 최초 등록일
- 2007.12.09
- 최종 저작일
- 20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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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우행시 짧은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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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작년 수능을 끝내고 봤던 기억이 떠오른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하 우행시)는 공지영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이영화의 개봉이후 사형제도폐지에 관해 크게 이슈가 되었었다. 우행시를 보면서도 울긴 했지만, 그 눈물은 ‘슬픈 장면’이라는 조건에 단순 반응하는 화학 작용에 불과했다. 절세미남 강동원, 점점 예뻐지는 이나영을 구경하는 ‘관람’이 즐거웠을 뿐, 이야기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고 무표정한 사람의 걸음걸이처럼 밋밋하게 흘러가는 우행시에 감정이입도 잘 되지 않았다. 영화를 보고난 후 생각해보니 뭔가 좀 찜찜했다. 영화주간지 <씨네21>에 실린 우행시의 원작자 공지영 작가와 송해성 감독의 대담이 생각났다. 이 대담에서 공지영 작가는 “너무너무 잘생긴” 강동원이 캐스팅됐다고 하길래 “속으로 야, 잘됐다. 이 사람이 죽으면 대한민국 여자들의 반은 사형제 폐지하자고 하겠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 생각은 이건 그저 잘생긴 주인공에 대한 동정일 뿐이라는 것이다.
관객은 사형제도로 인해 한 젊은이가 죽어 안타까운 것이 아니라, 강동원이니까 사형이 안타까운 것이다. 사형수가 ‘비호감 외모’를 가진 유해진이나 옥동자 정종철이였다면? 멜로도 성립되지 않고 사형에 대한 반감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공지영작가의 말대로 사형제 폐지를 말하는 영화일까? 사실은 정반대인 것 아닐까?
우행시에서 강동원의 사형에 마음이 미어지는 까닭은 그가 잘생겼고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썼으며 죄를 뉘우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전제 조건을 가져야만 사형제가 없어져야할 제도라고 말할 수 있다면, 사형제 폐지 주장은 존립의 근거를 잃는다.
참고 자료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공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