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지예의 꿈꾸는 마리오네뜨를 읽고
- 최초 등록일
- 2007.11.08
- 최종 저작일
- 20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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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꿈꾸는 마리오네뜨를 읽고 쓴 독후감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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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2002년 이상문학상을 받은 소설집 ‘꿈꾸는 마리오네뜨’를 읽었다.
낭만적인 사랑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부스러지고 자취를 감추는가를 여성의 시선으로 세밀하게 포착한 이 작품은 격정적인 삶에 대한 현대인들의 갈망과 함께 사랑의 환상을 딛고 서려는 간절한 몸짓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이 작품에는 작가가 오랜 기간 머문 프랑스에서의 생활담과 그곳의 개성적이고 자유분방한 분위기가 작중 여성화자들의 애욕과 한데 어우러져 있다.
`마리오네뜨`는 줄을 매달아 놀리는 서양의 인형극 또는 인형을 말한다. 여기서 이미 몸과 마음은 떠났지만 부부라는 줄에 매달려 있는 두 남녀의 갈등이 녹아 있다. 작가는 그 인형놀이를 통해 권태로운 운명의 줄을 끊고 일어서려는 여러 인물들을 형상화하며, 소설의 배경이 되는 한국과 프랑스 사이의 `시차`와 `거리` 속에서 자기정체성을 모색한다.
한국에서 임시교사와 과외를 하는 아내가 보내주는 돈으로 생활하는 파리 유학생인 남편은 자신들이 지구의 반대편에서 대롱거리는 줄이 끊어지기 전에는 어느 누구도 벗어나기 힘든 관계만 남았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외로울 때 만나곤 하던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졌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아내는 파리로 찾아와 남편에게 고백하고 용서받고자 한다. 그러나 남편의 서랍장에서 발견된 쓰다 남은 콘돔 상자와 양탄자에 엉겨 붙어 있는 낯선 털 오라기들을 발견하고 오히려 질투감에 불타오른다. 그녀는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낳음으로써 남편에게 복수하고자 하지만, 파리를 떠나오기 전 생리가 터지고 복수계획은 허무하게 되어버린다. 아내는 한국행 비행기 안에서 남편의 불륜의 증거물인 다섯 오라기 털을 변기 속에 털어 내버리고, 주술에서 풀려난 마리오네뜨 인형처럼 깊은 숨을 내쉰다.
불륜과 복수라는 인간 드라마가 고작 터럭 5개에서 시작되고 그것으로 소멸된다는 소설의 ‘종결어’는 사랑 또는 결혼의 의미가 일상 속에서 어떻게 부서지고 자취를 감추는가에 대한 독특한 색채를 부여한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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